[단독] 케이블방송 씨앤앰 12월 매각 개시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14.10.30 08:49

MBK·맥쿼리 2년여 검토 연내 거래추진…골드만삭스 CJ·태광·SK에 안내서 배포 예정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씨앤앰(C&M) 경영권 지분 매각이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시장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는 씨앤앰을 기존 수위권 업체가 인수할 경우 독보적인 1위에 오를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씨앤앰 대주주인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는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이 MSO 매각을 연내 시작하기로 하고 실무를 진행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씨앤앰 매각에 필요한 티저 레터(투자 안내서)를 준비하고 있으며 늦어도 12월 초에 이를 잠재 원매자 20여 곳에 배포할 계획이다.

씨앤앰 매각은 당초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주관사 계약을 맺기 전부터 물밑에서 시장 조사를 펼치며 비밀리에 진행됐다. 대주주인 MBK와 맥쿼리는 씨앤앰을 2007년 당시 대주주였던 이민주 현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으로부터 2조750억원이라는 거액에 사들였다. 때문에 MBK 등이 적어도 3조원은 받아야 회사를 팔 수 있다는 계산이 앞서면서 매각이 쉽게 진행되지 못했다.


MBK 등과 정식 매각 주관계약을 체결한 골드만삭스는 올 초부터 다시 시장조사를 펼쳐 거래 가능성을 타진했다. 잠재 원매자인 CJ그룹(CJ헬로비전)과 태광그룹(티브로드), SK그룹(SK브로드밴드, IPTV 사업자), LG그룹(LG유플러스), 태영그룹(SBS, 공중파 방송사업자) 등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거래 의향을 종합한 것이다.

MBK 등은 골드만삭스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거래를 연내에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2007년 당시 씨앤앰의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인수금의 70% 이상을 은행 등 금융권 차입으로 충당한 MBK는 더 이상 매각을 지체할 경우 자금회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씨앤앰은 2012년 상반기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난 부채를 4년 만기로 차환했다. 그런데 매각을 계속 지연할 경우 내년부터는 대형 차환부담으로 인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최근 동종업계 운용사인 보고펀드가 LG실트론과 관련한 인수금융 채무를 갚지 못해 디폴트 사태를 일으켰다. 은행권에서는 이로 인해 MBK와 씨앤앰에 꿔준 2조원의 자금도 미리 받아내야 한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MBK는 씨앤앰에 투자한 1호 블라인드 펀드의 만기가 내년에 도래함에 따라 이 회사를 팔아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려는 복안도 가진 것으로 보인다. MBK는 C&M을 2조5000억원 이상에 팔면 일단 은행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는 무리가 없고 1호 펀드의 블라인드 펀드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명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1호 펀드의 다른 투자 건으로 얻은 이익을 통해 보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만 유선방송사인 CNS와 KT렌탈 주요지분, 루예제약, 갈라TV 등에 투자된 MBK 1호 펀드는 씨앤앰과 HK저축은행만 처분하면 약 10% 연간 수익률로 해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와 맥쿼리의 씨앤앰 투자 원금은 주권 인수금을 기준으로 하면 3500억원 수준이다. MBK는 2조원 이상으로 불어난 차입금만 갚는 수준이면 씨앤앰을 팔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최근 씨앤앰 노동조합의 시위가 잇따르고 경영상에서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MBK의 이미지마저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우려다.

하지만 공동 매각자인 맥쿼리는 사정이 좀 다르다.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의 주요 투자건이 씨앤앰과 메각박스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메가박스 매각도 시원치 않은 상황이라 둘 다 원금을 손해 보는 가격에 팔 경우 이 운용사의 미래가 불확실해질 수 있다. 맥쿼리는 일단 씨앤앰 매각을 개시해두고 원매자들의 경쟁 추이를 지켜본 이후에 거래가격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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