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건설폐자제, 독인줄 알았더니 약 됐네"

머니투데이 찔라짭(인도네시아)=김지산 기자 | 2014.10.28 06:20

["세계속에 '한국건설의 魂' 심는다 2014" - <1>동남아시아(상)]④GS건설 찔라짭 RFCC 현장

GS건설 찔라짭 RFCC 프로젝트 송재민 소장이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사진=김지산 기자
2012년 8월. 인도네시아 찔라짭정유공단 내 RFCC(중질유분해설비) 플랜트 공사에 착수한 GS건설 직원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지반을 다지는 파일작업을 하는 도중 땅을 파고들던 파일이 땅 밑 3~4m 지점에서 더 이상 박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땅을 파봤다. 그곳에는 수십년은 됐을 법한 각종 건설폐기물이 묻혀 있었다.

발주처인 인도네시아 국영석유회사 페르타미나조차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다. 페르타미나가 찔라짭정유단지를 조성하는 동안 유럽과 일본 건설업체들이 발주처 몰래 폐기물을 땅에 묻은 것이다. 이 때문에 수주액 6700억원을 포기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예정된 39개월의 공사기간을 맞춰야 하는데 폐기물 청소에만 6개월 걸렸다.

공사기간도 문제였지만 예기치 않은 비용까지 발생했다. 값싼 중질유를 하루 6만2000배럴 처리, 고부가가치 휘발유와 경유 등을 생산하는 시설로 인도네시아는 물론 국내기업들도 주의 깊게 바라보는 현장이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GS건설에 약이 됐다. GS건설은 발주처와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 아래 공사기간 단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시멘트플랫폼 구조물이 좋은 사례다.

정유플랜트 곳곳을 휘감는 파이프를 설치하기 위해선 철골로 우선 조립한 뒤 콘크리트를 덮어씌우는데 GS건설은 이 작업을 한 번에 시행키로 했다. 처음부터 시멘트 구조물을 가져와 조립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직접 타설하는 일반적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인근 항구에서 커다란 모듈 형식으로 만들어 운반·조립하는 방식을 최초로 시도해 성공했다. 이 작업으로만 공사기간을 2개월 단축했다. 작업은 11월부터 3월까지 집중호우기간인 우기에 진입하기 전 단행됐다.


김현수 GS건설 공무부장이 현장을 안내하고 있다./사진=김지산 기자

현장 관계자들은 우기에 파이프랙을 진행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원가절감 노력도 결실을 맺었다. 물을 들여오고 내보내는 파이프시설 테스트 절차를 페르타미나와 협의해 건너뛰었다. 여기서만 60억원 이상 비용이 절감됐다.

송재민 현장소장(사진)은 "발주처의 전폭적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지난해 9월엔 파이프랙 공사를 마치면서 발주처가 감리업체를 빼버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감리 없이도 GS건설이 책임시공을 할 것이란 신뢰의 표시다.

발주처도 GS건설에 만족해 했다. 그들은 이렇게 맺은 파트너십을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페르타미나 현장 총책임자 아미르씨는 "다음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또 다시 GS건설과 일하고 싶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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