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패권에 도전하는 中 AIIB 출범 선언…韓 불참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 | 2014.10.24 18:09

AIIB, 베이징에서 중국, 인도 등 21개국 참석해 MOU 체결…한국,호주 등 불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열린 AIIB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해 21개국 대표들과 만났다.
중국이 24일 미국 주도의 금융 헤게모니에 대항해 만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AIIB 참가의사를 밝힌 21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AIIB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식이 개최됐다.

AIIB MOU에는 중국 외에 인도, 파키스탄, 몽골,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9개국 등 총 21개국이 참여했다.

시 주석은 MOU 체결식이 끝난 뒤 각국 대표들과 만나 "AIIB는 하나의 창조혁신시스템으로 글로벌 금융관리 개선을 추진하는 데 유리하고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이 함께 노력해 AIIB를 평등하고 효율성이 높은 기반시설 투융자 플랫폼으로 만들고 각 국가의 발전 수요에 맞는 다자적 개발은행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한국과 호주, 인도네시아는 이번 MOU 체결에 합류하지 않았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집요하게 참여를 요구받았던 한국은 AIIB 지배구조와 세이프가드 문제 개선을 요구하며 가입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내년 연말에 정식 출범하는 AIIB는 중국이 대부분을 투자한 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로 시작하지만 향후에 각국 투자를 받아 자본금을 1000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중국은 미·일이 주도하는 ADB(아시아개발은행) 대항마로 AIIB를 설립해 경제·금융 분야에서 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아시아 회귀 전략을 펼치고 있는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에 AIIB 가입 유보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3일 뉴욕에서 개최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 이 같은 입장을 공식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AIIB 출범 MOU에 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경제 강국들이 불참한 배경에 미국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중국이 AIIB 운영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한국의 입김이 통할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제2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AIIB 지배구조와 세이프가드 등에서 중국 측과 이견이 있어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중국과의 일부 이견이 해소된다면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이 24일 MOU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AIIB에 불참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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