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 나눔 바자회 '북(Book)적이다' 사람들로 ‘북적북적’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4.10.24 15:25

[현장+]삼성 CEO 등 임직원 1만7000권 기증…CEO 친필서명 담긴 도서경매도

시민들과 삼성그룹 임직원들이 24일 삼성 서초사옥 딜라이트 샵 앞에서 열린 삼성인 책 나눔 바자회 '북적이다'에서 삼성 임직원들이 기증한 중고책들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유엄식 기자
2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숍 앞에는 시민들과 삼성 임직원들로 붐볐다. 삼성 미래전략실이 처음으로 기획한 삼성인 책 나눔 바자회 ‘북(book)적이다’에 들러 책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서다.

이날 바자회가 시작된 오전 11시부터 행사장은 시민들과 임직원들로 가득 찼다. 특히 서초사옥 앞을 지나던 시민들은 권당 1~2만원이 훌쩍 넘는 책들이 3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팔리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김 모씨(31세)는 “책을 저렴하게 판다고 해서 길 가다가 들렀는데 의외로 읽을 만한 책들도 많아서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설책, 교양서적 4권을 만원에 사가면서 “이벤트에 당첨된 기분”이라며 웃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일부 CEO들은 새 책을 바자회에 기증했다. 특히 권 부회장은 서울대 송재용 교수가 집필한 ‘이건희 경영학, SAMSUNG WAY’, 매트 리들리의 ‘이성적 낙관주의자’ 등 20권을 기증했는데 이 책들은 바자회 시작 1시간 만에 완판됐다.

직원들도 바자회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동화책 등 아동용 도서는 1000원에 팔려 인기가 더 많았다. 삼성SDI 한 직원은 동화책 30여 권을 골라 계산대로 향했다. 그는 “아이에게 주려고 구입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책 상태도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행사 주최 측은 20권 이상 구매자에게 택배 서비스가 가능토록 배려했다.

전시장 앞 전광판에서는 삼성 계열사 CEO들이 추천도서를 설명하는 영상이 연이어 나왔다.

평소 독서광으로 유명한 김봉영 제일모직 건설·리조트 부문 사장은 “독서는 습관이다. 독서를 하다보면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해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존 맥스웰의 ‘어떻게 배울 것인가’라는 책을 추천도서로 꼽았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세계적 석학인 제레드 다이아몬드 박사가 쓴 ‘총, 균, 쇠’를 추천하면서 “인류 문명의 기원에 대해서 내가 몰랐던 부분을 기가 막히게 설명해 읽었을 당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책이란건 한마디로 지혜의 충전소”라며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는 책을 추천했다.

행사장 내 'CEO 책장'에 전시된 경매도서들. 책을 기증한 CEO들은 말머리에 읽은 소감과 자필서명을 썼다. /사진=유엄식 기자
행사장 한 켠에서는 삼성 사장단들의 자필서명이 담긴 추천도서를 경매하는 ‘CEO 책장’ 코너도 마련됐다. 이날 오후 6시까지 매 30분마다 경매가격이 업데이트 된다.

마감시한 내 최고가를 쓴 사람이 비공개 낙찰받는 블라인드 경매방식이다. 25명의 삼성 사장단과 스포츠단 감독들이 31권의 책을 경매에 올렸다. 오후 3시 기준 김봉영 사장이 추천한 존 맥스웰의 ‘어떻게 배울 것인가’가 5만5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김신 삼성물산 사장(5만원),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4만9000원),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 사장(4만5000원)이 추천한 책들이 비교적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롤프 도벨리의 ‘스마트한 생각들’을 경매에 내놓은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우리는 본인도 모르게 익숙한 습관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착각과 오류로 인한 잘못된 생각을 반복한다고 한다”며 “이 책은 새로운 시각에서 우리 주변의 현상과 상황을 다시보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썼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故 구본형 컨설턴트가 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추천하면서 “직장인으로써 인생지침서이자 조직관리자로써 방향성을 제시한 바이블”이라며 “피터 드러커 등 당대 유명한 경영학 대가들보다 나에게 월등히 신선하고 현실적인 충격을 준 책”이라고 소개했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은 ‘과학과 기술로 본 세계사 강의’란 책을 추천하면서 “사장 취임 이후 줄곧 미래에 대한 전략적 접근과 과학적 사고의 생활화를 강조해 왔다”며 “삼성의 리더로 성장해 나갈 여러분(후배)이 과거와 현재의 연속선 상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차별화 된 전략과 실행력을 극대화하는 주역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류중일 삼성라이온스 야구단 감독(리더와 보스), 신치용 삼성화재 배구단 감독(체게바라 평전), 이상민 삼성 썬더스 농구단 감독(리더라면 우든처럼) 등도 CEO 책장에 자필 서명이 담긴 책을 기증했다.

삼성은 바자회 수익금을 공공도서관 '큰 글자 책 서가' 조성사업에 지원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난독증 환자와 고령자 등를 위해 활자를 일반 서적보다 2~3배 키운 책을 제작하는 사업이다. 행사 관계자는 "구매자들도 수익금이 사회공헌 활동에 쓰인다고 하니 만족도가 더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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