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어닝시즌 한복판, 비는 피해야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4.10.24 11:51
어닝시즌의 한복판에 들어섰다. 개별 기업의 실적 발표에 따라 주가가 요동친다.

간밤 미국 기업 실적 및 유로존 경제지표 호조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 증시가 상승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24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약세 전환했다. 주요 기업의 부진한 실적이 국내 증시를 억압하면서 글로벌 증시 호조에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 불어온 훈풍보다 실적이라는 내부 악재가 증시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앞서 발표한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은 예상대로 부진했다. 그리고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더 크다. 어느 정도 예상된 부진한 실적임에도 불구하고 개별 종목에 미치는 파급력이 시장의 짐작을 뛰어넘는다.

대표적인 예가 LG화학이다. 시가총액 20위권 기업인 LG화학은 지난 20일 실적 발표 뒤 다음날인 21일 14% 이상 하락했다. 하한가에 준하는 급락을 맛보며 주가가 20만원을 뚫고 내려갔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선 실적 발표로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면 다음날 반등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는데 LG화학은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한 번 더 급락했다. 지난 23일 5.41% 하락하며 18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이날도 실적 충격은 이어지고 있다. 전일 장 마감 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제일기획은 이날 오전 하한가에 진입했다.

서울반도체는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도 않았는데도 혹독한 어닝시즌을 보내고 있다. LED(발광다이오드) 산업의 경쟁 심화 등으로 최근 꾸준히 주가가 하락하던 서울반도체는 이날 증권가의 실적 부진 전망에 주가가 6% 이상 급락하며 장중 2만원을 하회하고 있다. 서울반도체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2만원을 밑돈 적은 최근 5년간 한 번도 없었다.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실적 파급효과를 더 키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지수가 단기간에 급락한 뒤 특별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는 와중에 실적 변수가 개별 종목에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또 실적이 부진하며 주가가 빠지는 종목의 경우 ELS(주가연계증권) 배리어 이탈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전문가들도 이 같은 대형주의 급락에 대해서 예상외라고 평가한다. 주요 기업의 경우 실적 발표 전부터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컨센서스가 형성되는 만큼 실적 발표 직후 큰 폭으로 등락이 나타나는 사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상무는 "아무리 어닝시즌이라고 하지만 최근 장세는 실적 영향이 생각보다 심한 것 같다"며 "수급이 강하지 않다보니 조금만 매물이 나와도 주가가 확 밀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4분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빼놓을 수 없는 영향 중 하나다. 4분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3분기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4분기 실적에 대한 신뢰가 쌓이지 않은 만큼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기업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주에도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는 이어진다. 어닝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떨어지는 비는 우선 피하는 게 상책이다.

박 상무는 "최근 주요 기업의 실적을 보면 기대치를 밑도는 사례가 종종 나왔다"며 "앞으로도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은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실적 부진 우려가 있는 종목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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