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에 내몰린 간호사들 "그들은 왜 사표를 썼나?"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14.10.22 18:01

국립중앙의료원서 에볼라 의심환자 치료하던 간호사 4명 사표…의료진 교육 절실

서아프리카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국에 한국 의료진을 파견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의료업계가 에볼라 감염 우려에 떨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시에라리온에서 입국한 에볼라바이러스 감염 의심 환자를 치료하던 국립중앙의료원 간호사 4명이 공포감을 느껴 퇴사한 것을 계기로 파견에 앞서 국내 의료진 전체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의심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는 물론 환자 곁에서 24시간 돌보는 간호사들의 감염 우려도 큰 만큼 이들을 위한 다양한 대책이 의료진 파견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복 국립중앙의료원 진료부원장은 22일 "지난 8일 시에라리온에서 입국한 후 고열을 호소한 17개월 남자 아이를 치료하던 간호사 4명이 지난주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퇴사의 가장 큰 이유는 에볼라 감염에 대한 공포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보건복지부는 시에라이온에서 입국한 17개월 남자아이가 고열 증상을 보여 격리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6일 시에라리온 프리타운을 출발해 8일 오후 4시42분 EK322편으로 한국에 입국한 시에라리온 국적의 17개월 남자 아이는 검역단계에서 38.3도를 웃도는 고열 증상을 보여 에볼라 의심환자로 분리됐다. 당시 이 아이는 국립중앙의료원의 감염병센터에 입원해 에볼라 대응 TF팀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았다.

지난 9일 복지부는 이 아이에게서 에볼라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의심환자로 분류된 기간 이 아이를 치료한 간호사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간호사들은 환자를 진료한 후 에볼라에 감염되면 자신들의 가족들에게도 전파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상당기간 집에 가지 않고 병원 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원장은 "TF팀에서 처음 에볼라 의심 환자를 치료했기 때문에 이 팀 간호사들이 극심한 공포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간호사들의 공포감이 극심해 정신과 의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정신과 의사를 배치하기도 했다"고 했다.

사태가 있은 후 TF팀에 있던 9명의 간호사 중 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20대~30대 초반의 젊은 간호사들이다. 사직서를 제출한 간호사 자리에는 경력 간호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부원장은 "마침 그 시기 미국에서 간호사들이 에볼라에 걸린 시점이어서 공포가 더 컸다"며 "간호사들의 입장에서는 목숨을 걸고 한다는 점에서 두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에볼라와 같은 감염병 위기에 대응할 때는 과잉대응의 원칙으로 해야 한다"며 "격리병동이 아닌 음압병동(공기 순환이 차단되는 병실)에서 환자를 돌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환자 폐기물 처리, 식사 문제, 의료진 샤워시설 등 환자가 실제 올 경우 대응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에볼라 질환에 대한 교육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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