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력가 살인청부'…김형식 측 vs. 공범 팽씨, 날선 공방(종합)

뉴스1 제공  | 2014.10.21 17:35

"오래 준비했는데 CCTV 여러번 찍혀"…"장소 알려준 건 김 의원"
팽씨 "내가 자살하면 김 의원이 가족 돌봐주는 게 조건이었다"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류보람 기자 =
60대 재력가 청부살해 사건과 관련해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이 지난 7월3일 오후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밖으로 나와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해 있다. 2014.7.3/뉴스1 © News1
수천억원대 재력가를 살인교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형식(44) 서울시의원에 대해 이틀째 열리고 있는 국민참여재판에서 실제 살해혐의를 받고 있는 공범 팽모(44·구속기소)씨와 김 의원 측 변호인이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박정수) 심리로 21일 진행된 두번째 국민참여재판 기일에서 김 의원 측 변호인은 팽씨가 김 의원으로부터 돈을 받게 된 경위, 팽씨의 사건 당일 행적과 이후 작성한 유서 등을 놓고 팽씨를 집중 공격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10~2011년 재력가 송모씨로부터 빌딩 용도변경 청탁 대가로 5억여원의 금품과 접대를 받았지만 도시계획 변경안 추진이 무산되자 10년지기 친구인 팽씨를 시켜 재력가 송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7월22일 구속기소됐다.

수사과정에서 팽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한 반면 김 의원은 혐의를 부인해 온 만큼 법정에서의 날선 공방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김 의원 측은 우선 팽씨에 대해 김 의원으로부터 1300만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못해 현재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 빚에 쫓겨 전 부인 조모씨와 이혼한 사실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의원 측은 사건 초기부터 이 사건은 생활고에 시달리던 팽씨가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주장해왔다.

사건 당시 정황에 대한 추궁도 이어졌다.

김 의원 측은 "송씨가 쓰러진 후 송씨의 가방을 뒤져 지갑에서 뭘 꺼냈냐"며 팽씨가 송씨의 수중에 있던 현금을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반격하려 했지만 팽씨는 "차용증을 찾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 측은 사건 직후 여러 CCTV를 통해 팽씨의 모습이 촬영된 점을 지적하며 "몇 년 전부터 계획했고 수십 차례 (범행장소에) 가 봤다고 진술했는데 수십 차례 가면서 여기저기 CCTV 다 찍히면서 간단 말이냐"며 팽씨를 추궁했다.

이에 대해 팽씨는 "초행길이었고 범행장소를 알려준 건 김 의원이었다"며 "(범행을 준비할 때) 김 의원이 날짜를 잡아주면 가야 하는 건데 안 가고 핑계를 대고 못 갔다고 했다"고 답했다.

범행 직후 팽씨와 김 의원이 범행 성공 여부를 두고 문자로 암호를 주고받은 것을 두고 "살인교사에 성공하면 아무 소리 없이 사라지는 건데 왜 암호를 주고받았느냐"고 추궁했지만 팽씨는 "김 의원이 원했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의 살인교사로 범행을 저지른 뒤 중국으로 도피한다는데 (범행 이후) 김 의원이 겨우 130만원을 줬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질문에도 팽씨는 "그간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불만이 없었다"고 받아쳤다.


이어 도주 하루만에 자수를 하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서는 "너무 두려웠다"고 대답했고 팽씨가 작성한 유서를 놓고도 김 의원이 시켜서 가짜로 쓴 것인지, 팽씨가 진심으로 쓴 것인지 등을 두고 양측이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반면 검찰은 팽씨가 범행 당일 돈이 아닌 피해자 살해를 노리고 갔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했다.

검찰은 팽씨가 범행 당일 피해자가 운영하는 웨딩홀의 수입금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피해자를 둔기로 내리친 뒤 금고의 열쇠꾸러미가 떨어졌지만 이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했다.

팽씨가 김 의원과 함께 범행 현장을 수차례 사전 답사했기 때문에 피해자를 지켜보던 지점에서 곧바로 현장으로 향하지 않고 CCTV를 피해 돌아갔다는 진술도 재차 언급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는 팽씨의 사생활에 관한 질문을 놓고도 검찰과 김 의원 측 사이에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다.

팽씨의 전 부인 조씨가 자신의 내연남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놓고 김 의원 측은 "조씨가 팽씨에게 돈 독촉을 계속 하고 있고 팽씨도 어떻게든 김 의원으로부터 돈을 뜯어서 조씨에게 주겠다고 하고 있을 당시의 내용"이라며 사건과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은 조씨가 아들 문제를 핑계로 팽씨에게 돈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는 점도 역시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그런 질문을 하려면 조씨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하라, 사건과 관련 없는 도덕적 비난"이라고 맞받아쳤다.

팽씨는 이날 재판에서 "김 의원이 송씨와 결판을 낼 거라는 얘기를 자주 했었다"며 "김 의원으로부터 구체적 약속을 받은 건 아니지만 중국에 가 있으면 (김 의원이) 온다고 했고 들키면 죽는 걸로, 자살하면 기소권이 없으니 모든 사건이 끝난다. 가족들은 (김 의원이) 책임지겠다. 그게 조건이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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