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전막후 속기록]"로또도 못 팔게 해주세요"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14.10.23 05:56

[the300] [화상경마, 도박이냐 레저냐⑤] 2012년 11월 국회 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 회의록

4월2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법안심사소위 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이른바 '화상경마장'(스크린경마장)으로 불리는 '마권 장외발매소'에 대한 규제 법안은 19대 국회 들어 발의된 것만 6개. 그러나 상임위 차원에서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은 사실상 2012년 11월9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 때가 유일했다.

당시 소위에 상정된 법안은 그해 9월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으로, 최근 발의된 법안 가운데 가장 강력했다. 학교 주변 1km 이내에 화상경마장 설치를 금지하고, 화상경마장 내 현금자동지급기와 자동입출금기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소위는 활발한 논의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결국 두 법안을 계류시켰다. △과잉규제 △축산발전기금 재원 문제 △타 사행산업과의 균형 등이 주된 쟁점으로 다뤄졌다. 속기록에서 당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빈성림 농해수위 전문위원 = "기존 장외발매소 모두 이전해야"

첫째, 현금자동지급기 설치 제한 관련이다. 장외발매소 내에 설치된 현금지급기가 사행성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봐 이를 금지함으로써 사행성 및 중독성을 완화하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다만 여신전문금융업법 제2조에 따르면 마권은 현금으로만 구매할 수 있으므로 현금지급기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경우 고객 불편이 가중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을 감안해 심사할 필요가 있겠다.

두 번째, 장외발매소 설치 규제 관련이다. 장외발매소의 거리제한 규정을 둠으로써 학교 주변환경을 건전하게 조성하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다만 개정안과 같이 학교로부터 1㎞ 이내에 장외발매소를 설치할 수 없도록 법제화하는 경우 기존의 장외발매소를 모두 이전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오정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 "현찰 들고 다니다 불미스러운 사태가···"

현재 관련법에 의해서 현금으로 마권을 사도록 돼 있다. 그래서 카드로 할 수 없는 바에는 현금자동지급기는 분명히 거기에 있어야지 현금자동지급기를 없애버리면 현찰을 들고 다니다가 각종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또 사금융 성행이나 불법 사설경마로 빠져 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희들은 현재 현금자동지급기는 두되 현금서비스 기능은 제외시키도록 해서 이번달 14일부터 현금서비스 기능은 제외된 현금자동지급기는 설치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렇게 생각을 한다.

김재원 소위원장(새누리당) = "전부 폐쇄하는 만드는 것은 조금···"

저는 이미 설치돼 있는 것을 이 법을 동원해서 전부 폐쇄하게 만드는 것은 조금 부자연스럽지 않은가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위원님들은 이 부분은 어떠신지 모르겠다.

박민수 위원(당시 민주당, 현 새정치민주연합) = "좀 무리가 있는 같고"

일단 제가 볼 때는 박인숙 의원안은 좀 무리가 있는 것 같고. 기존에 있는 걸 2년 내에 옮겨라 하는 부분은 약간 무리가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계속 장외발매소들을 추가하는 경우에 계속 설치하는 경우에 규제는 지금까지 없었는데 그 규제를 어느 정도 할 것인지는 한번 논의를 해 봐야 될 것 같다.

오정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 "상업지역에서 1㎞ 학교가 없는 데가 거의 없다"


더 큰 문제가 뭐냐 하면 장외발매소는 상업지역에 설치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상업지역에서 1㎞ 벗어나서 학교가 없는 데가 거의 없다. 결국 이 법대로 간다면 저기 산속이나 이런 데로 가야 장외발매소가 있게 되는 꼴인데, 녹지는 또 안 되고. 이렇게 되면 장외발매소를 다 없애라는 얘기가 되는 모양이라서 위원님 말씀대로 경마를 아예 축소시키는 쪽으로 갈 것이냐 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박민수 위원 = "축발기금이라는 밧줄 걸어 놓고…"

그겁니다. 입법 정책 자체가 사행산업을 우리가 축발기금(축산발전기금)이라는 발목에 걸려있는 밧줄을 걸어 놓고 과연 사행산업을 우리가 법으로써 완화시키면서까지 축발기금을 그쪽에서 빼내는 게 합리적인 것인지, 아니면…

(편집자 주: 현재 마권 판매를 주된 수익원을 하는 마사회의 당기순이익 가운데 70%가 특별적립금으로 쌓이고, 이 가운데 80%가 축발기금으로 쓰인다. 또 마사회의 마권 판매 매출액 가운데 약 70%가 마권 장외발매소에서 발생한다)

김재원 소위원장= "로또복권 앞으로 팔지 못하게 해주세요"

그래서 이 법은 심심하면 올라오는데 결국 안 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다. 하려면 전부 다 사행행위 총량제에 의해서 다 규제하든가 해야 되는데, 로또복권은 초등학교 정문 입구에서 다 팔고, 그렇지요? 스포츠토토는 다 팔고… (중략)

로또 중독성이 더 큰 것 같다. 나는 로또는 여러 번 사 봤는데 경마는 한 번도 안 해 봤다. (웃음소리) 로또복권 앞으로 팔지 못하게 해 주세요. 한 번도 당첨도 돼 본 적도 없는데…

김선동 의원(통합진보당) = "저도 장외발매소 반대 투쟁을 해 봐서···"

저도 장외발매소 반대 투쟁을 해 봐서 실제로 장외발매소에 대한 찬반… 찬성하는 곳도 있지 않나? 그런데 이것에서 하고 또 로또나 다른 경륜이라든지 이런 다른 사행산업과의 균형 있는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박민수 위원 = "우리가 제일 빨리 속도가 나니까···"

그러니까 경륜 경정 그런 법안이 다른 상임위원회에서 심의가 아직은 안 됐는데 우리가 제일 빨리 속도가 나니까 우리가 하는 시스템으로 다른 데도 다 따라 오겠지요. 다른 데서는 아직 심의가 되지 않은 상태라···

김재원 소위원장 = "여러 사행산업에 대한 심도 깊은 심사를 위해 계류"

의사일정 제36항, 37항 한국마사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서는 심도 깊은 논의가 일단 진행이 되었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더 사행 관련된 여러 사행산업에 대한 심도 깊은 심사를 하기 위해서 계속 계류토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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