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위 "반성도 안하나"…MB정권 해외부실 투자 '질타'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 2014.10.21 15:44

[the300-국정감사]"국민혈세 해외투자 실패 책임 따져야"

고정식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한국지역난방공사, 대한석탄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 2014.10.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외교 실패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여야 의원들은 정부가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무리한 자원개발사업을 강행한 탓에 국민 혈세가 낭비됐다면서 책임소재를 따지고 나섰다.

특히 수조원대의 국민 혈세가 낭비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의 태도에 논란이 일었다.

이현재 새누리당 의원은 "광물자원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누적투자액이 2007년 2478억원에서 지난해 3조5997억원으로 14.5배나 크게 늘었지만 이 가운데 회수금은 3367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인도네시아 카푸아스 탄광개발 사업의 경우 지분인수비 3724만달러에 탐사비 150만 달러가 골자인데 당시 사장은 이사회에 탐사비 150만 달러도 보고 안 하고 지분인수 계약건만 의결을 받았다"며 "진행 과정이 이렇게 불투명한데 어떻게 해외 사업이 성공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같은당 홍지만 의원은 "광물자원공사는 자원개발 역량이 미진한 상태에서 짧은 시간에 사업을 키우다보니 급격한 부채증가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 사실"이라며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볼 때 광물자원공사 측의 의사 결정 구조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오영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광물자원공사가 2010년 진행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블락플라츠(Vlakplaats) 유연 탄광 개발사업에 지분을 투자했다가 경제성이 없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투자원금 187억원 중 176억원의 손실을 보고 지난해 이를 전액 손실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락플라츠 투자손실 과정을 살펴보며 천문학적 손실을 본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과정, 광물자원공사의 볼레오 동광 투자과정 전철을 밟는 모습"이라며 "해외자원개발의 문제점이 다 들어있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전순옥 의원은 "김신종 전 광물자원공사 사장이 호주의 와이옹 탄광개발 사업을 위해 불법 로비스트까지 동원했지만 현재 탄광개발 허가권을 쥔 핵심 인사들은 모두 부패 조사에 소환돼 줄줄이 사임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공사는 허가권도 없는 광산에 588억원을 쏟아부었고 매년 19억원의 운영경비를 투입해야 할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MB정부 기간 동안 투자했던 사업 전반에 불법으로 건네진 로비자금 규모와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감사원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고정식 광물자원공사 사장이 2012년 8월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볼레오 동광개발사업 부도에 따른 5억달러 추가 투입을 결정했다"면서 "취임직후 이같은 간큰 투자 결정은 혼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경제적으로 어드바이스 해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고 사장은 "부임하고 보니 인수 의사결정이 부임 전 이사회에서 이뤄졌고 현재 최선을 다해 상황을 수습하고 있다"며 "당시 사업을 그대로 두면 5000억원 손실을 보게 되니 우리가 다시 사업을 살려 손실을 줄이고 경험을 쌓자는 의미에서 추가 투자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이 "향후 더 벌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 본인의 판단인 것이냐"고 되묻자 고 사장은 "사업이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나쁜것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 "5000억원의 손실을 덮고자 2조원의 국민 혈세가 추입됐는데 이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느냐. 역사에 남겨 사업이 최종 실패하면 국민들에게 지탄받게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에 볼레오 동광개발사업에 대한 감사를 다시해서 오는 27일 종감이 아니더라도 내년 2월까지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이어 산업위 야당 간사 홍영표 의원은 "국민에게 사과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 고 사장의 답변과 태도를 납득할 수 없다"며 "김동철 산업위 위원장이 강력한 경고를 줘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광물자원공사는 공기업이 아니면 존재할 수 없는 회사다. 민간기업들은 내일 1억원이 들어온다해도 오늘 100만원을 갚지 못하면 부도가 난다"면서 "중소기업인들이 수없이 좌절하고 부도나 파산하고 있는데 국민혈세를 운영한다면서 경험을 쌓기 위해 5000억원 손실을 봐도 괜찮다는 발언을 한 것이냐"고 꾸짖었다.

홍 의원은 "이번 정권에서 해외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밝히지 않으면 다음 정권, 다음 위임자에게 그 책임을 또 물어야 하는데 그러면 누가 책임을 지려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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