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전해드립니다' 대학가 확산, 애용 이유가…

머니투데이 대학경제 이진호 기자 | 2014.10.22 09:42

분실물 신고와 뉴스 제보에 톡톡한 역할, 한편에선 상업화 우려도 제기

성균관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 화면 /사진=페이스북 캡쳐
대학가 소식을 대신 전해주는 SNS 페이지가 인기다. 페이스북 페이지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미처 알리지 못한 뉴스를 전하거나 분실물을 신고하는 등 대학생들의 중요 소식통으로 점차 자리잡고 있다.

올해 초 대학가에서는 페이스북 페이지 '대나무 숲'이 열풍이었다. 페이스북과 같은 SNS 상의 익명 게시판인 '대나무숲'은 철저한 익명성을 바탕으로 미처 말하지 못한 사랑 고백이나 이상형 찾기, 또는 소소한 잡담으로 대학생들의 사랑방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대나무 숲의 단점을 보완하고 정보성을 강화한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가 개설돼 사랑을 받고 있다.

당초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시작된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는 올해 봄부터 대학가로 전파돼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가지 못한 작은 행사나 모임소식, 공익적 제보 등을 흡수하고 있다. 연세대, 홍익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대부분의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는 재학생이 자체 제작했다.

익명으로 건의하는 불만사항이나 사랑고백이 대부분인 '대나무숲'에 비해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신분을 밝히고 "유에스비 찾아요 친구랑 커플로 맞춘건데…" "일일호프 해요 놀러오세요~" 등 좀 더 현실적인 알림 게시물이 올라온다.

'성균관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 운영자 박모씨는 "대나무숲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보공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라며 "교내 동아리나 행사 홍보 등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가지 못한 소소한 정보들을 담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는 도서관 사석화 제보나 교내 셔틀버스 배차 요구 등 일반 공지와 함께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홍익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 운영자는 "관리자가 사연을 받아 텍스트로 올리는 형태가 대부분인 대나무숲에 비해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제보자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직접 캡쳐해 올리는 경우가 많다"며 "교내 신문이나 학생회 페이지, 행정기관 게시판 같은 공식적 채널이 아니기 때문에 다룰 수 있는 범위도 넓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홍익대학교 등록금을 주제로 재학생과 재무팀 간의 대화 내용이 제보로 올라왔었다"며 "7만9400명이 게시물을 봤다"고 밝혀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의 파급력을 역설했다.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 분실물 신고를 해 봤다는 연세대 김모씨(심리학 3)는 "비록 찾지는 못했지만 (학교)홈페이지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볼 것으로 생각했다"며 "여학생들은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자주 둘러보는 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활발한 소통 뒤에는 악플 문제와 상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박씨는 "수시모집 시즌에 몰린 고교생들의 문의 게시물에 악플이 달린 적이 있다"며 "세 차례 경고를 하고 계속될 경우엔 차단한다"고 말해 일부 악성 댓글로 인한 문제점을 언급했다. 그는 "정치적인 글이나 종교에 관한 언급도 원칙적으로 금지"라며 '대신 전해드립니다'가 정보교류의 장이 아닌 민감한 이슈 토론장으로 변하는 것을 경계했다.

'홍익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 운영자는 "오프라인에서 일어나야 할 일이 온라인으로 넘어온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며 "상업적인 홍보 제보가 많이 들어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해 페이지 활성화에 따른 상업화 문제를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박상건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 교수는 "SNS를 통한 소통은 편안한 대화를 추구하는 대학생들의 취향이 결합된 결과일 것"이라며 "다만 과거 흥미로 시작한 블로그가 상업화 되었듯이 확보된 페이지뷰를 통해 상업적인 커뮤니티로 발전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자생적으로 만든 SNS 환경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학교 차원에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교내외 소식을 전하는데 힘 쏟을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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