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참사 유가족 보상합의..."형사처벌 최소화" 선처 호소(종합)

머니투데이 성남(경기)=이원광 기자 | 2014.10.20 16:57

이데일리, 장례비용 2500만원 선지급키로...경찰 "환풍구 부실시공 여부 수사중"

지난 18일 오전 판교 테크노밸리 축제 중 환풍기 추락사고가 발생한 유스페이스 앞 광장에서 경찰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정밀 감식을 진행했다. / 사진=뉴스1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 유가족들이 행사 주관사인 이데일리, 주최측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하 경기과기원)과 보상에 합의했다.

한재창 유가족 대표는 이데일리 측이 장례비 명목으로 2500만원을 선지급하기로 하는 등 합의 사실을 알리는 동시에 행사 관계자들의 선처를 호소했다.

사고원인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환풍구 덮개가 부실시공으로 무너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시공사 등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했다.

◇ 유가족 "고의사고 아닌 만큼 형사처벌 최소화되길"

한재창 유가족 대표는 20일 오전 경기 성남 분당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가족 일동과 이데일리, 경기과기원은 대책본부 중재 하에 이날 오전 3시20분쯤 보상안에 극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양측은 통상 판례에 준해 보상 기준과 시기를 조율하기로 했고 세부 사항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합의 내용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다.

한 대표는 "이 사건이 악의나 고의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닌 점을 감안해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최소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유가족들의 협조로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시장은 "이번 합의에서 유가족들이 많이 양보했다"며 "상식에 입각해 법원에서 기준을 정하고 금액은 나중에 특정하는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 행사주관사 이데일리, 장례비 2500만원 선지급키로


유가족과의 합의에 따라 이데일리 측은 유가족들에게 장례비용으로 2500만원을 선지급할 방침이다. 보상 문제는 장례비용과 별개로 논의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사망자 소득기준 등 법에서 정하는 배상기준 따라 지급해달라고 했다"며 "판결로 가면 유가족들도 힘들기 때문에 빨리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데일리와 경기과기원 측의 보상 부담 수준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데일리가 일주일 안에 장례비 명목으로 2500만원을 선지급하고 차후 경기과기원과 분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시장도 "이데일리와 경기과기원이 30일 내로 나머지 보상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수사본부 "환풍구 덮개 부실시공 여부 조사중"

수사본부는 이날 환풍구 시공사와 하청업체 등이 당초 설계대로 시공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시공사로부터 설계도면을 임의 제출받아 분석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원에 정밀감식을 요청했다.

그러나 부실시공이 사실로 드러나도 관계자들에 사고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환풍구에 대한 뚜렷한 법적 규정이 없어 부실시공을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단정 짓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하철역 주변 등에 설치된 환풍구는 건축법상 안전 관련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축법에 환풍구를 반드시 어떤 기준에 따라 얼마의 두께로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은 없고 현장에서 시공사 등이 관련 기준을 만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부실시공과 관련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에 있다"며 "관계자들에 대한 혐의 적용 여부는 추후에 판단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국과수의 정밀감식 결과는 오는 24일 나올 예정이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2. 2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3. 3 "싸게 내놔도 찬밥신세" 빌라 집주인들 곡소리…전세비율 '역대 최저'
  4. 4 한국은 2000만원인데…"네? 400만원이요?" 폭풍성장한 중국 로봇산업[차이나는 중국]
  5. 5 "거긴 아무도 안 사는데요?"…방치한 시골 주택 탓에 2억 '세금폭탄'[TheT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