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 "통신사 할인 제휴는 적과의 동침?"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4.10.21 06:50

김기식 의원 "할인제휴 부담액 가맹점에 씌워" vs 가맹본부 "할인폭 너무 커져 부담 나눠야"


이동 통신사와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의 카드 포인트 제휴 할인이 가맹사업자에게만 부담을 씌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막대한 회원을 보유한 통신사와 제휴를 맺으려면 어쩔 수 없이 부담폭을 키워서라도 통신사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20일 피자와 커피전문점 등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들이 통신사와 카드 포인트 제휴 할인을 하는 과정에서 정작 가맹본부와 이동통신사는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가맹사업자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시킨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도미노피자·피자헛 등 피자업체와 카페베네·엔제리너스·투썸플레이스 같은 커피업체는 각각 이동통신사와 10~30% 포인트 할인제휴를 맺고 있는데 일부 할인행사는 행사비용 100%를 가맹점이 부담하고 있다.

특히 피자헛은 정보공개서에 모든 할인행사 비용을 가맹점이 부담하는 것으로 명시했고, 실제로도 가맹사업자에 모두 비용을 전가했다. 엔제리너스와 투썸플레이스는 정보공개서에 아예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로 가맹사업자에게 비용을 넘겼다. 김 의원은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공정위가 정보공개서를 제대로 심사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공개서에는 할인행사 비용을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공동으로 분담한다고 명시하고 실제로는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이다. 카페베네의 경우 정보공개서에는 통신사 카드 제휴 건은 가맹사업자가 50%만 분담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비용 모두를 가맹사업자가 내도록 했다. 카페베네는 이를 이유로 최근 공정위로부터 19억420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 당했다.

가맹본부가 내야하는 비용을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식재료 비용 일부를 차감해 가맹사업자에게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할인행사 비용 전가가 일부 가맹본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계 전반에 퍼진 관행이라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다른 외식업체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가맹사업자에게 필요 이상의 비용 부담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업계는 이동통신사와의 할인행사 비용이 갈수록 급증하는 상황에서 가맹점에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통신사와의 할인행사는 가맹본부가 매출 확대를 위해 통신사에 끌려가는 셈인데 이를 전액 가맹본부가 부담한다면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A외식업체 관계자는 "통신사와 카드 포인트 할인 제휴를 처음 할 때만해도 통신사도 50%이상 비용을 함께 냈지만 지금은 통신사의 부담 수준이 20%에 그친다"며 "가맹본부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통신사와 계약을 맺더라도 가맹사업자의 매출을 올려주는 효과가 있어 이런 통신사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가맹사업자가 통신사 제휴를 유난히 선호하는 것도 악순환을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B외식업체 관계자는 "막대한 회원수를 앞세운 통신사 앞에서 가맹본부는 을"이라며 "통신사가 자신들의 부담폭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상황에서 가맹사업자는 어쩔 수 없이 제휴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 제휴라도 맺지 않으면 가맹사업자들은 왜 우리만 통신사와 할인 제휴를 맺지 않아 손님들을 뺏기느냐고 항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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