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조달에 시총 1조 날린 두산중공업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 2014.10.22 10:43

RCPS 발행 발표 후 시총 30% 증발…재무리스크·수주 부진 겹친 탓

두산중공업이 4000억원 규모의 RCPS(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을 결정한 이후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증발했다. RCPS로 인한 지분희석 효과, 자회사 리스크, 여전히 부진한 수주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4000억~4500억원 규모의 RCPS 발행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산업은행 PE(사모펀드)와 트리니티 PE가 공동 운용사로 참여해 펀드를 결성하고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자금을 집행하는 구조다. 거래 관계자들은 두산중공업 주가가 예상보다 많이 하락해 발행주식수 등 세부사항을 재조율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주가는 전일 2만2850원으로 마감했다. 대규모 RCPS 발행을 공시하기 직전인 7월29일 종가 3만2450원에 비해 30% 가량 낮은 수준이다.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은 3조4448억원에서 2조4257억원으로 1조191억원 가량이 사라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은 1232조원에서 1142조원으로 7.3%가량 감소하는데 그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자금조달에 대한 시장의 공감을 끌어내지 못한 탓이 크다고 분석한다. 두산중공업은 RCPS 발행이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선 두산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다 재무구조가 악화돼 RCPS를 발행하는 것으로 봤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2월에 두산건설에 8771억원에 달하는 현물과 현금을 출자했고 지난해 12월에는 두산건설이 발행하는 RCPS 4000억원에 대해 정산의무를 제공했다. 만기에 두산건설의 주가가 약정가격보다 떨어지면 두산중공업이 차액을 보전한다는 약속이다.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의 지원에도 자금난을 벗어나지 못해 지난 7월에 2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발표했다. 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참여하지 않는 일반공모 방식이었다.


한국기업평가가 K-IFRS 기반 표준 재무제표로 조정해 계산한 결과 두산중공업의 부채비율은 2012년말 199.9%에서 지난해말 250.5%, 올해 1분기말 258.1%로 높아졌다. 부채비율은 수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규 수주가 중요한 두산중공업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보고서에서 "두산중공업은 수주잔고가 감소되고 있고 발전분야 글로벌 경쟁업체와 비교해 기술경쟁력이 낮아 단기적으로 주가는 상승탄력이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과도한 차입금에 따른 상당한 순이자비용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9조2082억원의 매출액과 9581억원의 영업이익, 1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조8372억원과 4891억원이었고 당기순이익은 213억원이었다.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의 법인세 환급이 이뤄지면서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법인세 부분을 제외하면 35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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