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순매도 외인, 현대車 팔고 삼성電 샀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4.10.20 06:30

SK텔레콤·현대차 매도 삼성전자·LG전자 매수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지난달부터 시작된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도가 3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한 때 2100선을 넘봤던 코스피도 두 달 만에 약 10% 급락하며 1900선을 간신히 지지했다.

외국인은 주로 삼성전자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를 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19일 "최근에는 대형주에서 중대형주로 매도세가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도패턴 '차익실현' 또는 '손절매'=지난달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491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달 들어선 단 하루도 순매수를 기록한 적 없이 일관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매도 패턴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 경향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많이 오른 종목에서 차익을 실현하거나 원하지 않는 종목을 손절매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종목은 단통법(이동통신 단말기 유통 개선에 관한 법률) 이슈가 불거진 SK텔레콤(4831억원)이었다. 순매도 상위 10위권엔 NAVER(4658억원), 아모레퍼시픽(2915억원), KT&G(2489억원), 한국전력(1992억원), SK하이닉스(1614억원), 호텔신라(1450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8월부터 집중적으로 한국 주식을 매수한 외국계 펀드가 주가가 오른 이들 종목에 대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3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SK C&C (163,400원 ▲2,100 +1.30%), 아모레G, 현대글로비스도 주가 상승으로 차익실현에 나선 대표 종목에 해당된다.

전형적인 손절매로 보이는 종목은 순매도 2위를 차지한 현대차다. 외국인은 이 기간 동안 현대차 3884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9월 초부터 현대차 주가가 30.5% 하락하며 신저가 행진을 이어갔지만 개의치 않고 대량 매도를 단행했다.

현대차와 더불어 현대모비스(1445억원), 기아차(952억원)도 대량 매도했다. 한전 부지 컨소시엄에 참여한 이들 세 기업에 대한 외국의 투자 판단을 드러내주는 매매였다.


아울러 외국인은 현대중공업(814억원), 대우조선해양(743억원) 등 조선주를 털어냈다. 신저가 흐름 속에서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접고 손절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종으로는 자동차와 조선 업종에 대한 매도가 우세하게 나타났다.

코스닥 시장 순매도 상위엔 다음(1651억원), 파라다이스(814억원), 동서(231억원)가 이름을 올렸다. 소속 연예인의 탈퇴로 이슈가 된 에스엠(218억원)도 순매도 4위에 올랐다.

◇미워도 삼성전자=현대차 그룹주를 대량으로 덜어낸 외국인은 실적 부진으로 신저가까지 밀린 삼성전자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7897억원)를 압도적으로 순매수했다.

순매수 2위인 LG전자(1141억원)를 제외하고는 이 기간 동안 1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종목은 없었다. 1000억원 이상 순매도 종목이 13개에 달하는 것과 비교할 때 한국 주식 전반에 대한 매도 우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밖에 하나금융지주(992억원), LG화학(909억원), KB금융(885억원), CJ제일제당(819억원), POSCO(691억원), OCI(640억원), 롯데케미칼(595억원), 현대제철(476억원) 순으로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외에는 주로 금융·화학·철강 업종을 사들였다.

순매수 상위 종목 중엔 OCI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했지만 물타기를 하며 버틴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차는 대량 매도했으나 현대차우선주에 대해서는 순매수(275억원)로 대응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메디톡스(523억원), GS홈쇼핑(475억원), 내츄럴엔도텍(357억원) 순으로 순매수를 기록했다. 바이오주를 주로 매수했는데 업종 내에서도 건강기능식품이나 의료기기주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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