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세대출 5년새 3배 급증 33조 육박 '렌트푸어 비명'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2014.10.13 06:30

올들어 불과 8개월간 4.8조↑ 작년 증가분 넘어서…"치솟는 전셋값 빚으로 메워, 가계·금융부실 우려"

은행권의 전세대출 잔액이 최근 5년여 간 3배 이상 급증하며 33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올 들어 은행권이 신규 취급한 전세대출이 월평균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대출 증가세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가계소득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전셋값은 수급불균형으로 연일 치솟자 '빚'으로 이를 충당하는 이른바 '렌트푸어'(Rent poor)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대출이 급증하면서 '깡통전세' 등 가계 및 금융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 비례)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32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4조8000억원(17.1%) 늘어난 수치로, 8개월 만에 지난 한해 증가분(4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 신청건수는 누적 기준 82만1000건에서 87만9000건으로 5만8000건(7.1%) 증가했다.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2009년 10조5000억원 △2010년 12조8000억원 △2011년 18조3000억원 △2012년 23조4000억원 △2013년 28조원 등으로 매년 급증했고 올 4월엔 30조원을 돌파했다.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기존 대출 상환보다 신규 대출 속도가 더 빨라서다.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은행권의 전세대출 신규 취급액은 총 10조4000억원으로, 월평균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월평균 전세대출 신규 취급액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전세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월세 전환 가속화 등으로 전세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전세가격이 치솟고 있어서다.

실제 박근혜정부들어 지난 9월까지 19개월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2485만원(15.9%) 올랐다. 서울의 경우 직장인 평균 연봉(2960만원, 2012년 기준)보다 많은 3810만원(14%)이나 급등했다.

전세대출이 급증하면서 집값하락 등으로 전세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하는 소위 '깡통전세' 위험은 더욱 커졌다. 전세 보증금의 상당액을 은행대출로 조달한 세입자로서는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그대로 빚더미를 떠안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가계부실이 금융부실로 이어져 경제를 짓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석 의원은 "전셋값이 단기 급등하면서 빚더미에 내몰리는 서민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전·월세 상한제 등 전·월세시장의 장기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주거안정대책을 조속히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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