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무원, 질타와 격려 모두 필요하다

머니투데이 유영제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 2014.10.13 07:02
유영제 중앙공무원교육원 원장
필자는 지금 공무원이지만, 가끔 스스로를 하프(half)-공무원이라고 소개한다. 기업체에도 근무하였고 얼마 전까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최근에는 공무원교육원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을 갖고 있다보니 공무원사회를 보는 시각이 일반인들과는 다소 다르다. 문제점도 보이고 강점도 보인다.

최근 세월호 사고 이후 공무원에 대한 질타가 강도 높게 계속되고 있다. 공무원은 철밥통 집단으로 직업의 안정성을 추구하며, 많은 경우 갑의 위치에서 고압적으로 일하고 있다. 퇴직 후에는 관련기관에 취업해 이해관계에 부적절하게 개입하고 있는 관피아다. 많은 연금을 받고있어 국가 재정상황도 악화시키고 있다.

어느 정도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지만 이런 부정적 시각만으로 공무원사회 전체를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일부공무원의 비리나 문제점이 불거지면 공직사회 전체를 문제 집단으로 몰아붙이는 식이다. 이렇다보니 최근 공무원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다. 앞으로 우수한 인재가 과연 공직으로 진출할까. 혹은 공직에 온들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을까.

직업 안정성 때문에 공무원이 되고자 하는 면도 있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직업이라는 '공직가치' 때문에 공무원을 택하는 면이 더 클 것이다. 공무원은 경쟁을 통해 선발된 우수인재들이다. 그 우수한 엘리트를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단지 공무원만의 잘못이 아닌 우리사회의 기업, 정치, 문화 수준과 맞물려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역량이 더 우수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우수 인재를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일반 기업보다 더 많은 급여를 주고 더 좋은 복지혜택과 연금을 주고있다. 프랑스는 대학을 졸업하는 엘리트를 선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공무원으로 만들기 위해 2년간 집중 교육시킨다. 싱가포르도 공무원에게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공무원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공무원이 국가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공무원을 열심히 교육시킨다. 인문학적 그리고 과학적 소양을 통해 올바른 공직 가치관을 갖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새롭고 쓸만한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정책개발 교육을 강조한다.

우리 사회의 공무원에 대한 기대는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 기대가 크기 때문에 실망도 크다고 생각된다. 전문성보다는 순환보직에 초점을 둔 인사시스템, 능력이나 업적보다는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승진 시스템, 창의적이고 진취적 마인드보다 과거답습적이고 무사안일적인 업무 행태 등은 분명히 비판받고 고쳐야하는 부분이다. 밑바탕에는 결국 인사시스템 상의 문제가 깔려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사고이후 공무원 인사를 전담하는 인사혁신처를 신설해 인사교육을 혁신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기대가 크다. 국민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사시스템이 필요하다. 잘못하는 공무원은 페널티를 주고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대다수 공무원은 격려해줘야 한다. 우리 공무원의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World-class)이 되도록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해 최고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무원 스스로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해야 한다. 공무원은 우리의 희망이다. 일년에 하루라도 공무원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일년에 하루라도 국민들도 공무원을 생각하고 격려해줬으면 좋겠다. 일년에 하루 공무원의 날을 도입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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