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왜 가? 알바하며 편하게 살지"

머니투데이 허준 아이노블 대표 | 2014.10.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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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창업 전쟁터에서 승리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그림=김현정 디자이너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할까?'

제가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항상 질문하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사업이란 세상에 있는 불편함을 해결해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최근 데모데이 발표를 위해 일본에 방문을 했습니다. 당시 룸메이트와 도쿄 중심가를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곳은 중심가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 외곽같은 한산한 느낌이었습니다.

또 일본 사람들사이엔 '대학 안 가고 알바하면서 편하게 살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팽배하다는 현지 교포 친구의 말도 들어보고, 일본에서는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나지 않아 투자할 곳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어보니 일본이란 곳이 생명력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여기서 배운 점은 사람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관심이 없는 사회는 점차 죽은 사회가 된다는 것입니다.

최근 국내에 창업 관련 교육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여기서 가르쳐주는 것들 중 대부분은 프로세스나 방법론 등 책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입니다. 문제는 창업에 있어 이런 것들은 도구일 뿐인데 이를 정답이나 공식처럼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업가정신은 정답이나 공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혹자는 스티브 잡스가 경영의 천재이기 이전에 '사람에 대한 이해'에 있어 천재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는 잡스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해 항상 최선의 답을 내렸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더 좋은 삶을 누리도록 해준다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좋은 일을 하는것도 쉽지 않다는 것인데, 우리가 하려는 일이 사람들로 하여금 '진짜로 더 좋은 삶을 누리게 해줄까', '얼마나 큰 이익을 줄까'에 대한 문제에서부터 시작해 초기 자금 문제, 함께할 사람 구하는 문제, 좋은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문제 등 하나도 벅찬 문제들을 한꺼번에 떠안게 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부자가 돼야지'와 같은 접근은 위 문제들에 직면했을 때 좌절하게 만들고 쉽게 포기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업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요? 그것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 살면서 불편했던 것들, 그래서 꼭 개선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사업을 통해 실현하게 될 때 재미도 느끼고 열정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런 마음가짐으로 사업을 하다보면 누군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하죠.

저희가 운영하고 있는 따뜻한 익명 앱 '센티'도 결국엔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주지 않는 요즘 세상에 듣고싶은 말을 들려주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어 삶에 희망을 주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센티 서비스를 런칭한 초창기에 누군가 '죽고 싶다'는 글을 센티에 남겼습니다. '죽고 싶다'는 말을 남기는 것은 누군가 정말로 죽기 전 자신의 마지막을 알리려고 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어 부랴부랴 운영자로 접속해 죽음을 말리는 메시지를 적은 일이 있습니다. 작성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라며 적었던 제 메시지가 부디 그분의 마음에 한줄기 빛이 되었기를 바라면서 말입니다.

센티에는 가벼운 일상속에서의 고민도 많이 올라오지만 이처럼 인생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글도 올라옵니다. 실제로 어떤 분은 자기가 올린 진지한 고민에 누군가 정성어린 장문의 댓글을 달아 그 글을 보고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남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고 이렇게 따듯한 글로 감동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니 세상은 참 따듯한 것 같습니다.

사용자들로부터 서비스를 통해 위로받고 감동받았다는 피드백을 받을때마다 저 또한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내일은 더 잘해야겠다는 열정이 돋아납니다. 저희가 만들고 싶은 '센티'라는 브랜드는, 사람들끼리 웃음과 더불어 깊은 감동을 주고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입니다.

아직 시작 단계라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또 한편으론 이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줄 많은 사람들이 있어 걱정을 한시름 덜어놓습니다. 앞으로도 센티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을 꿈꾸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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