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하시나요? 그럼, 해외투자도 하시나요?

머니투데이 사봉하 한화자산운용 ETF파트장 | 2014.10.10 10:30

[머니디렉터]사봉하 한화자산운용 ETF파트장

세계 무대에서 한국, 한국인의 위상은 과거 10년 전 대비 크게 높아졌다. 한 국가의 경제규모를 가늠하게 하는 국내총생산(명목GDP)의 경우 한국은 2003년 811조원에서 작년 1428조원으로 증가했으며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2003년 393조원에서 작년 1304조원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한국 및 한국인의 세계무대에서의 위상은 상당히 높아졌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우리 국민들의 생활수준도 높아지고, 이에 따라 해외여행을 위한 내국인 출국자들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를 제외하고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작년말 기준으로 약 1500만 명의 내국인이 해외여행을 다녀왔으니 해외여행은 이제 대중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금융투자 지면에서 갑자기 웬 해외여행 이야기라고 의아해하실 독자가 계실 듯하다. 해외여행이 대중화된 현시점에서 필자가 독자 여러분들께 드리는 질문 한가지가 있다.

"해외투자는 하고 계신가요? 하고 계시다면 어떻게 하시나요?"

아마도 이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씀해주실 독자는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금융투자협회의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국내에서 설정, 판매되고 있는 펀드들의 총수는 9030개에서 1만1791개로 증가했다. 이 중 해외투자펀드는 731개에서 1913개로 증가했다. 전체 펀드 수에서 해외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8.1%에서 16.2%로 크게 증가했지만 실제 해외펀드가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투자규모 비율을 살펴보면 큰 변화가 없다. 설정잔액 기준으로 2009년10월말 해외펀드비중이 12.6%에서 2014년9월말 기준 14.5%로 미미하게 증가했을 뿐이다.

국내 개인 및 기관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가장 큰 문제가 home bias(국내자산으로의 투자 비중)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잘 알고 있는 시장에 많이 투자한다는 논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기술의 발달로 전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또 정보교류의 속도도 상상을 초월할 수준으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투자 범위를 국내로만 국한하는 것은 옳은 투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투자의 목적도 과거와는 많이 바뀌었다. 과거 목돈 마련이 투자의 주된 목적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안정적인 노후생활 및 자녀교육이 주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목적의 변화는 투자기간 및 투자대상 자산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제 투자는 단기가 아닌 중장기 계획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고 국내만이 아닌 해외시장까지도 함께 투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한국이 전세계 주식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1.8% 수준이다. 1.8%에 대부분의 투자를 집중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높은 리스크(위험)를 안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제 국내 개인, 기관들도 외면하고 있던 98.2%의 시장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시작해야만 하는 시점이다.

주요 선진국 연기금들도 과거 과도하게 높았던 home bias를 지속적으로 낮춰오고 있고, 지금도 낮춰나가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스위스 연기금의 주식포트폴리오에서의 국내비중은 평균적으로 1998년 약65%에서 작년 약44%로 낮아졌다.


해외투자가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다. 특히 해외주식으로의 투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만약 처음으로 해외투자를 시작하려고 하는 투자자라면 해외주가지수로의 투자부터 시작할 것을 권한다. 개별국가 주가지수보다는 MSCI All country world index 혹은 DM(선진국), EM(신흥국)과 같은 지역지수(region index)로의 투자를 권한다.

최근 HTS를 통해 해외상장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개인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개별종목으로의 투자, 특히 선진시장에 상장된 개별종목으로의 투자는 개인 입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투자전략이다. 개인이 해외상장 기업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획득, 분석하기 어렵고 각각의 기업 이벤트를 모두 따라가며 대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국내 상장 개별기업들로의 투자도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 상장 개별기업으로의 투자는 더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거래비용 측면에서 한국 수준의 거래비용을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해외지역지수 특히, 세계적으로 큰 규모의 기관(연기금)들이 벤치마크로 사용하는 MSCI All Country World Index의 경우 개인들이 해외투자를 처음 시작하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지수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45개 내외 국가들의 중대형주들로 구성되어 있는 지수로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여주면서 글로벌 경제성장의 과실을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있다.

국내에도 MSCI All Country World Index(ACWI)를 벤치마크로 해 운용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한화 ARIRANG 합성-AC월드(H) ETF'로 MSCI ACWI 지수의 성과를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있다. 아래 차트는 올해 연초 이후 ‘한화 ARIRANG 합성-AC월드(H) ETF’와 코스피(종합주가지수) 성과 비교차트다.

한국경제가 선진화되고, 또 주식시장이 선진시장과 같이 효율적 시장으로 변화하면서 과거와 같이 높은 코스피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이제는 투자자가 변화한 시장을 인지하고 새로운 투자전략을 찾아야 하고 실행해야 한다.

투자자들을 만날 때 마다 내가 항상 하는 이야기는 "지금은 국내투자에서는 배당투자에 포인트를 두어야 하고 투자포트폴리오에서는 해외투자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시작할 시점이다"라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해외자산에 관심을 갖고, 또 해외주식 투자에 있어서는 MSCI ACWI, MSCI DM, MSCI EAFE, MSCI EM과 같이 선진국 연기금들이 벤치마크로 많이 사용하는 지수로의 투자를 검토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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