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삼성전자, 영업익 4조 지켰지만… 4Q도 불투명

머니투데이 전기전자팀, 이학렬 기자 | 2014.10.07 09:48

(종합)계속되는 스마트폰 부진 '숙제'… '맏형' 반도체 영업익 2조 넘을 듯

삼성전자의 시계가 3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스마트폰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2011년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한때 전체 영업이익의 70%를 담당하며 비상했던 IM(IT&모바일) 부문은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반면 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삼성전자는 7일 올 3분기에 매출액 47조원, 영업이익 4조 1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이 50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3분기(52조 1800억원)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영업이익이 4조원대를 기록한 것 역시 2011년 2분기(3조 8100억원) 처음 있는 일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45%, 영업이익은 59.65% 감소했고 전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0.22%와 42.98% 줄어든 수준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8.72%까지 하락하며 2011년 1분기(7.7%)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1년 4분기(9.9%)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 IM부문, ‘백조’에서 ‘미운오리’로
IM부문은 스마트폰의 부진 여파로 영업이익이 2조원 내외까지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IM부문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6조 4300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에는 4조4200억원으로 감소하는 등 매분기 2조원 이상 줄어들고 있다.

IM부분 실적 악화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 경쟁해야 하고 보급형 시장에서는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과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스마트폰 사업 경쟁심화에 따라 전분기보다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고 밝혔다.

무선사업 실적 관련해 "스마트폰 업체간 경쟁 심화 속 고가제품 비중 축소 및 구모델 가격 인하 등으로 ASP(평균판매단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집행해 이익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특히 9월말 한국과 중국을 시작으로 '갤럭시노트4'를 출시했기 때문에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4분기 스마트폰 신제품 확대 판매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시장에서도 '갤럭시S' 시리즈나 갤럭시노트 시리즈처럼 전략 제품을 준비중이다. 삼성전자가 조만간 내놓은 보급형 전략 제품은 '갤럭시 알파' 후속으로 옆면은 물론 후면에도 금속을 채용한 '갤럭시A' 시리즈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신소재를 활용한 디자인 혁신 및 스펙과 가격경쟁력을 제고한 중저가 신규 제품 시리즈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4분기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해도 경쟁심화로 이익을 늘리기는 쉽지 않아서다. 실제로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증가했으나 지난해보다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8000만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SA(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8840만대다.

◇반도체 영업이익 2조 넘을 듯 ‘맏형’ 노릇 톡톡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3분기 전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기록하며 영업이익 4조원대를 방어할 수 있었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4대 사업부문 중 유일하게 2분기 대비 이익이 늘어난 것도 반도체 부문이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반도체 부문은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분기 1조87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반도체 부문은 3분기 들어 2000억원 이상 이익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반도체 부문이 호조를 나타낸 것은 D램 업황 호조와 낸드메모리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가 약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선 제품의 수요 약세로 시스템LSI 등이 적자를 지속하는 등 비메모리 부분이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메모리 쪽에서 이를 상쇄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이 PC, 서버 등의 계절적 성수기 수요 속에서 안정적인 수급상황이 지속되면서 가격 안정화에 접어들었고 공정전환에 따른 원가절감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 부문의 비중은 절반 이상으로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 20.3%이던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은 올 2분기 25.9%로 높아졌고, 3분기 50%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2Q ‘효자’였던 CE부문도 실적 악화 가세
지난 2분기 스마트폰 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성과를 내며 완충 역할을 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이 3분기 들어 실적 악화에 함께 가세했다. 3분기에는 CE부문의 실적 부진까지 더해져 전체 성적표가 나빠진 것이다.

전체 영업익의 약 70%를 차지해온 IM(IT·모바일) 부문의 부진으로 3분기 실적 악화는 예상됐지만 설상가상으로 CE부문의 성적도 좋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전분기 7700억원에 달했던 CE부문 영업이익이 3분기에는 1000억~2000억원으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심지어 적자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는 3분기에 TV와 에어컨이 비수기에 접어든 데다가 하반기 별다른 '빅 이벤트'가 없었던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TV 사업은 패널가 강세 등 비용이 증가한 반면 비수기를 맞아 판가가 하락하면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며 "생활가전도 계절성 제품인 에어컨의 성수기 조기 종료로 인해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 4분기 다시 TV사업의 계절적 성수기가 도래하면서 CE부문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블랙 프라이 데이를 전후해 TV 사업 성수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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