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사퇴…"당내 일부 극단적 주장 요동"

머니투데이 이미영 기자 | 2014.10.02 09:17

[the300] 원내대표 6개월만에 사퇴 결정…아쉬움 드러내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1일 오후 경기 안산 세월호유가족 대책위 사무실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들의 특별법 합의안 수용을 설득한 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14.10.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2일 원내대표직 사퇴를 발표했다.

박영선은 이날 오전 메일을 통해 "원내대표직 그 짐을 내려놓으려 한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사퇴문을 통해 그간 세월호 협상을 통해 겪었던 어려움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책임이란 단어에 묶여 소신도 체면도 자존심도 다
버리고 걸어온 힘든 시간이었다"며 "지난 5월8일 원내대표로 선출됐던 순간부터 예감했던 일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박영선은 이어 "진상 규명이 가능한 법을 가능한 빨리 제정해야한다는 일념으로 끌고 온 협상 과정에서 제가 받은 비난들 중 상당 부분에 대해 드릴 말씀도 많지만 그저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합니다"고 말하며 유족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비판받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 결과에 대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박영선은 사퇴문에서 2004 년 국가 보안법 협상, 17대 국회의 검경 수사권 조정 협상, 지난해 국정원 개혁법을 예로 들며 "세월호 특별법만은 정직하게 협상하고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한다고 믿었다"며 "낯선 정치에 뛰어든 뒤 지난 10년의 경험에서 저는 소리는 요란했지만 정작 목표는 이뤄지지 않는 많은 경우를 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세월호 특별법만은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안 되는 일을 되는 것처럼 포장해 시간을 지체시키는 것은 진실의 증거들이 사라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냥 바라보는 것이라고 여겼다"고 했다.

이는 그가 세월호특별법이 유가족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협상 과정에서 당내 의견수렴을 하지못해 협상이 두차례 무산됐다는 지적에 대한 배경 설명으로 풀이된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당 내에 대한 서운함도 감추지 못했다.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한 지금 우리당이 겪고 있는 고통은 치유되기 힘들다는 것을 어렵사리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법’ 이름만 법일 뿐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보내는 가슴 아픈 편지 같은...이런 법을 만드는 일은 이제 더는 없어야겠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폭풍의 언덕에서 힘들어 할 때 격려해주신 많은 동료의원님들 힘내라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사퇴문을 마쳤다.


박영선 원내대표의 거취표명에 대해선 비대위원들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은 "정치인의 결단은 본인이 내리는 것이다"며 "자신의 느낀점을 허심탄회하게 고백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비대위원은 박 원내대표 사퇴 발표에 대해 "박 원내대표가 그런 말을 전에도 한 적이 있다"고 말했고, 박지원 비대위원은 사퇴만류에 대해 "좀 두고 보자"며 자리를 떠났다.


한편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박영선 원내대표가 오늘 비상대책위원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며 "국회에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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