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김정은 잠적…中도 루머로 들썩들썩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 | 2014.09.30 15:22

北 쿠데타설 급속도로 확산…中 관영매체 '유언비어 자제' 촉구해

북한 최고 권력자 김정은의 잠적기간이 길어지면서 중병설, 쿠데타설 등 각종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에서 근거 없는 헛소문에 동요하면 한미일 등 서방에게 놀아나는 결과가 된다며 루머단속에 나섰다.

중국 환구시보는 29일 '북한 쿠데타라는 가짜 뉴스를 날조하는 것이 재밌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실었다.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국제뉴스를 주로 다루는 관영매체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환구시보가 갑작스럽게 이 같은 논평을 게재한 것은 쿠데타 등 북한을 둘러싼 각종 루머를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주말부터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微博) 등 중국 인터넷에서는 북한 쿠데타설이 돌았다. 내용은 "북한 수도 평양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김정은의 친위부대가 관저를 습격했고 체포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쿠데타 군의 리더가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국장 조명록이고, 조명록의 특사가 이미 서울에 파견돼 미국, 한국과 대화를 시작했다. 조명록은 김씨 봉건전제정치를 끝내고 한반도 평화통일과 민주주의 대선을 시행하려 한다"는 그럴싸한 시나리오까지 포함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하면서 "쿠데타 주인공이라고 지목된 조명록은 이미 몇 년 전에 사망한 인물"이라며 "아무런 근거 없는 가짜뉴스가 제멋대로 날조돼 유포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 혁명1세대 출신인 조명록은 지난 2010년 82세 나이로 숨졌다. 그는 2000년에 김정일 전 국방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군복 차림으로 회담해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환구시보는 "이처럼 터무니없는 루머를 중국 사람이 만들었는지 아니면 외국의 소문을 앵무새처럼 따라 했는지 모르지만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서방의 가치 선택 방향과 일치하는 행동이자 중국과 북한 관계를 악화시켜 중국의 국익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북한의 핵개발로 양국관계가 다소 냉담한 것은 사실이지만 큰 틀에서 봤을 때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중국 내부에서 북한을 적대시하는 분위기로 가서는 안 된다"며 북한에 대한 근거 없는 유언비어 유포행위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을 향해서도 "각종 추측과 소문을 방치하는 것은 좋은 방식이 아니다. 필요할 때는 적극적인 태도로 침묵을 대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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