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빠진 한국형 프리터족, 그 비극적 출발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신현식 기자 | 2014.09.30 05:36

[기획-한국형 프리터族의 비극③]꿈 찾아, 자유찾아 시작된 일본 프리터족…한국에선 "벗어날 수 없는 굴레"

편집자주 | 일자리는 밥벌이다. 동시에 꿈과 희망, 미래다. 생계가 팍팍하면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것은 쉽지 않다. '알바 공화국' 대한민국이 위태로운 이유다. 시간제 근로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10대와 20대의 알바는 그나마 낭만이라도 있다. 가족을 책임져야할 30~40대, 노후를 즐겨야할 60~70대가 어쩔 수 없이 알바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의 실상을 머니투데이가 들여다봤다.

'프리터(Freeter)족'은 자유(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말로 정규직장을 다니지 않고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회인을 지칭한다.

일본에서 직장을 구할 나이가 됐지만 특정 집단에 소속되기를 거부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젊은이들을 뜻하는 말로 1987년 사용되기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만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 생계가 가능한 일본의 노동환경과 자신의 꿈을 추구하고 자유를 중시하는 경향이 맞물려 많은 젊은이들이 프리터족을 자처했다.

그러나 장기불황에 따른 구조조정과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면서 일본에서도 정규직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프리터족이 되는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형 프리터족'은 자유(free)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취업적령기 청년은 물론 장년층의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시간제 등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는 '한국형 프리터족'이 급증했다.


20~30대 청년층은 취업난에, 40대 이상 장년층은 정리해고나 창업실패 등으로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택했다. 높은 주거비나 교육비, 불안정한 노후문제는 여성 장년층은 물론 60대 이상까지 아르바이트 시장으로 불러들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 1839만7000명 가운데 정규직 근로자 1248만6000명을 제외한 비정규직 근로자는 591만1000명이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아르바이트가 다수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제 근로자는 191만7000명에 달한다.

프리터족으로 전락한 30~40, 60~70대들은 가족의 불안과 붕괴, 노후불안, 절대빈곤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위험하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은 청소년 알바에 초점이 맞춰져 사실상 무대책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프리터족 증가는 자유로운 근로문화를 지향하는 청년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지만 취업전선에 남아 있어야 할 장년층이 열악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몰리는 구조적인 문제가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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