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지구 냄새로 '몸살'…오피스텔 과잉공급 우려도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 2014.09.30 06:11

[르포]오피스텔 분양 '봇물' 서울 마곡지구 가보니

서남물재생센터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마곡 엠벨리 4단지./사진=박성대 기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가 '냄새'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냄새의 원인은 마곡지구 엠벨리 2단지와 4단지 길건너에 위치한 서남 물재생센터(옛 가양 하수종말처리장). 낮에는 그나마 덜 나던 냄새가 해가 저물 무렵이면 심해져 주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

올림픽대교를 따라 가양대교를 지나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마곡지구는 강서구 마곡동과 가양동 일대 366만5000㎡ 규모다. 상업·업무지구와 공원 등으로 구성되며 2016년 12월 조성공사가 완료된다. 현재 주거단지 1차 공급분인 1~7단지, 14·15단지에 6730가구가 입주했다.

지난 29일 마곡 엠벨리 4단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물재생센터가 근접해 있어 밤만 되면 냄새가 올라온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다소 나아졌다는 얘기도 있지만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집값도 올랐다는데 괜히 이 같은 상승세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알리고 싶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서남 물재생센터에서 500m~2㎞ 반경까지는 냄새가 난다"고 덧붙였다.

마곡엠벨리 2단지와 4단지는 서남 물재생센터에서 500m가량 떨어졌다. 서남 물재생센터는 사실상 음식물 종합폐기물시설에 청소시설이 합쳐진 곳으로, 조성 당시엔 허허벌판이어서 문제가 없었지만 이후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서울시에 민원이 폭주했다.

결국 지난달 30일 박원순 시장도 현장을 찾아 '현장시장실-마곡지구 주민과의 지역현안 청책토론회'를 열고 주민들의 불만사항을 들었다. 박 시장은 "내년 말까지 하수처리장 냄새를 확실히 줄이겠다"며 "나머지 시설이나 음식물 종합 폐기시설은 시와 SH공사, 구청, 주민대표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숨김없이 대안을 마련해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서남물재생센터와 근접한 4단지 전셋값은 다른 단지보다 1000만~2000만원가량 저렴하다.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물재생센터와 4단지 사이에 건물이 아무것도 없어 처음엔 냄새가 심했지만 건물이 들어서면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줄지어 조성될 마곡지구 오피스텔 공사 현장. /사진=박성대 기자.
◇오피스텔 분양 '봇물'…과잉공급 우려도
마곡 엠벨리 1~7단지 주변과 5호선 마곡역, 발산역 인근에는 현재 오피스텔이나 단독주택 조성을 위한 터파기와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발산역을 나서자 곳곳에 오피스텔 분양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이날 찾은 '마곡 아이파크 오피스텔' 분양사무소에는 서울 서남권을 비롯해 성남, 판교, 안양 등 경기 일대에서 온 방문객이 분양관계자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 지역 공인중개소 등에 따르면 마곡지구에 조성되는 오피스텔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890만~940만원대. 공급면적 58㎡의 경우 1억5600만~1억6400만원대. 입주가 시작되는 2016년 말이면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 분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단순 계산하면 수익률은 6% 정도. 분양가의 50%를 대출(연리 4%)받으면 수익률은 8.7%로 올라간다. 이때 공실률 10%의 감가상각을 감안하면 연 수익률은 7.5% 된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동시에 공급되는 오피스텔 물량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 변수다. 지난달까지 대방건설 마곡디엠시티, 동익건설 동익미라벨마곡 등 약 2000실 규모가 공급됐다. 최근 오피스텔이 급증한 이 곳은 마곡역과 마곡나루역 인근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지역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마곡이 서울시내 판교로 자리잡을지는 미지수"라며 "마곡은 중심 업무지구인 강남과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강서구 자체가 상대적으로 주거 비선호지역이어서 실수요자가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마곡 아이파크' 오피스텔 분양사무소./사진=박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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