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여성CEO 목숨 구한 사연은?

머니투데이 김상희 기자 | 2014.09.29 07:30

매출채권보험으로 부도위기 중소기업 지원…올해 운용규모 14조5000억원 예상

매출채권보험 구조도/자료제공=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입니다"

2012년 어느날, 핸드폰 너머로 들려온 이 한마디가 없었다면 인천에서 건설자재 운송업을 하는 여성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 남동옥씨는 지금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었다.

창업 초기 남 대표는 안정적인 관급공사업체를 위주로 납품을 했다. 거래처가 부도나는 것은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2012년 계속되는 건설경기 침체는 믿었던 거래처들을 줄줄이 도산하게 만들었고, 남 대표의 회사도 심각한 부도위기에 몰렸다.

결국 회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10억원의 부도를 맞았다. 채권자들과 매입거래처들의 가혹한 빚독촉이 시작됐다.

힘든 현실을 견디다 못한 남 대표는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야산에 올랐다. 가족과 회사에 대한 걱정, 죽음의 공포로 갈등하고 있을 때 전화벨이 올렸다.

"사장님 신용보증기금입니다. 다른 회사들은 다 보험금 받아갔는데 왜 안받아가세요?"

순간 망치로 얻어맞은 듯 멍해졌다. 돌파구가 없다고 자포자기하고 있었는데, 가입한 후 신경도 쓰지 않고 있었던 신용보증기금의 '매출채권보험'이 그제서야 떠오른 것이다.

보험금은 7억원. 이 돈으로 위기를 무사히 넘긴 남 대표의 회사는 올해 매출액 목표 1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매출채권보험은 신용보증기금이 중소기업청의 위탁을 받아 지원하고 있는 공적보장제도다. 거래처에 외상판매한 중소기업이 외상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손실금을 신용보증기금이 최대 80%까지 지급한다.

거래처가 부도나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연쇄부도 가능성이 낮아진다.

매출채권보험은 거래비중 2%를 초과하는 전체기업을 대상으로 1년간 손실을 보장하는 '다사랑보험', 거래처 1곳을 특정해 1년간 손실보장을 하는 '한사랑보험', 판매위험보장과 결제기간 전 대금회수가 가능한 '일석e조보험', 이미 취득한 매출채권에 대해 건별로 손실을 보장하는 '하나보험', 이미 취득한 어음에 대해 건별 손실보장을 하는 '어음보험' 등으로 가입방식이 세분화 돼 있다.

매출채권보험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운용금액도 늘고 있다. 2011년 6조6000억원 수준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3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14조5000억원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채권보험 가입은 신용보증기금 8개 신용보험센터와 102개 영업점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상담은 콜센터를 통해 할 수 있다.

노용훈 신용보증기금 본부장은 "신용보증기금은 인터넷으로도 가입 가능한 간편보험과 벤처·이노비즈기업, 창업기업, 영세소기업 등에 대한 맞춤형 보험상품을 준비해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이 매출채권보험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친화적인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중소기업이 안심하고 사업할 수 있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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