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은 24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M&A(인수합병) 공고를 내고 다음달 7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매각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직 팬택을 인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곳은 없지만 다음달초에는 팬택의 새 주인이 나타날 전망이다.
팬택은 1991년 창업자 박병엽 전 부회장이 자본금 4000만원으로 세운 무선호출기(삐삐) 제조사로 출발했다.
1997년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 이동전화 단말기를 생산하면서 휴대폰 제조사로 변신했고 그해 8월 거래소에 공모가 6만5000원으로 상장했다. 증시사상 최고가였다.
1998년에는 미국 모로로라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성장 기반을 두텁게 했다. 모토로라는 1500만달러를 투자해 팬택의 2대주주가 됐다.
2001년 팬택은 '걸리버'로 유명한 하이닉스의 자회사인 현대큐리텔을 인수했다. 현대큐리텔은 큐리텔, 팬택&큐리텔로 이름을 바꾼후 내수 휴대폰 시장 3위 자리를 굳힌 2003년 상장까지 했다.
2005년에는 'SKY' 휴대폰을 만든 SK그룹 계열사인 SK텔레텍을 인수했다.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팬택은 북미시장 확장하고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과도한 확장이 화를 불렀다. 노키아, 삼성전자, 모토로라 등이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장악하면서 자금력이 약한 팬택은 실적 악화를 겪었다.
결국 2006년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고 이듬해 4월 상장 10주년을 불과 4개월 남겨두고 상장 폐지됐고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하지만 팬택은 일어섰다. 2009년 매출 1조원을 넘겼고 2010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먼저 국내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리우스'를 출시했다. 8월 '베가'까지 출시한 팬택은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스마트폰 2위로 등극했다.
이듬해인 퀄컴과의 협력도 강화, 퀄컴의 1.5GHz(기가헤르츠)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베가 레이서'를 출시해 밀리언셀러로 만들었다. 팬택은 2011년 12월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면서 정상기업이 됐다.
주주이자 채권단에서 주주가 된 산업은행 등 금융권은 팬택 매각을 검토했지만 적절한 매수 주체가 나서지 않았다. 박 전 부회장도 다시 회사를 찾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금융권이 보유한 많은 주식이 걸림돌이었다. 팬택에 도움이 되려면 신주를 인수해야 하는데 금융권은 구주 인수를 주장해서다.
2012년 국내 LTE(롱텀에볼루션) 원칩 스마트폰 '베가레이서2'를 출시했고 2013년에는 끊김없는 금속 테두리를 지닌 '베가 아이언'과 지문인식이 가능한 LTE-A 스마트폰 '베가 LTE-A'를 내놓는 등 기술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2013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마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팬택은 적자가 커졌고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구조조정을 결정하면서 박 전 부회장 역시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몸짓을 줄였음에도 적자폭은 줄지 않았고 팬택은 올해 2월 워크아웃을 다시 신청했다.
워크아웃 개시 조건 중 하나인 이동통신사가 보유한 팬택 채권의 출자전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5월 내놓은 '베가 아이언2’ 등 신제품은 물론 팬택 스마트폰이 팔리지 않았다.
스마트폰 판매가 막힌 팬택은 중소 협력사에 지급할 상거래채권까지 갚지 못하면서 팬택은 지난달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법원은 법정관리를 개시하면서 M&A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요 R&D(연구개발) 인력이 빠져나가면 M&A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사람을 지키라'고 당부했고 팬택은 지난달 25일부터 유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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