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남자 대표팀이 난적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극적인 우승 장면은 지상파 방송 3사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자국에서 펼쳐지는 명장면을 볼 기회를 놓친 데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한국 배드민턴 남자 대표팀이 12년 만에 단체전 우승을 이루던 지난 23일 저녁, KBS와 MBC에서는 박태환의 400m 자유형 결승을 중계됐고 SBS에서는 일일드라마가 방영됐다. KBS와 MBC는 박태환의 경기 이후 배드민턴 경기 중계 대신 각각 드라마를 방영했다. SBS는 드라마가 끝나자 유도경기를 중계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도 배드민턴 결승전을 볼 수 없었다. 아시안게임을 생중계하는 네이트는 방송 3사가 중계하는 화면을 내보내는 것으로 지상파가 중계를 해야만 중계가 가능하다. 네이버, 다음 등은 중계료 문제로 아시안게임을 중계하지 않는다.
24일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지상파 3사는 인기종목을 정하고 1경기를 최대 2개사가 중계하기로 정했다. 야구, 축구 등이 포함되는 인기종목에 배드민턴은 포함되지 않았다. 때문에 각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배드민턴 경기 중계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결과적으로 전날 펼쳐진 배드민턴 결승전은 3사 중 아무 곳에서도 중계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방송사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경기 시간이 유동적인 배드민턴 경기의 경우 편성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한다고 무작정 기존 프로그램 방송을 중단하고 중계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방송사 관계자도 "배드민턴 결승전이 유도 단체 결승전과 시간이 겹쳤다. 지상파는 스포츠 채널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스포츠만 방송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 전날 남자 배드민턴 단체전 결승 경기의 경우 3-2 풀스코어까지 가는 접전이 벌어져 5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리나라에서 하는 결승전 경기를 중국방송으로 봤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며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방송3사가 죄다 드라마나 방영하고 배드민턴 경기 그것도 결승인데 방송 전혀 안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