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23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 열린 제7차 '굿인터넷 클럽' 강연회에서 '게임화(gamification)'가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한 경연에서 게임 중독을 이야기 하기 전에 부모와 사회의 책임은 신경 쓰지 않고 게임을 청소년 탈선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진교수는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는 데 게임을 범인으로 몰면 모든 것이 손쉽게 해결되는 것처럼 보인다"며 "마치 주술처럼 게임을 제물로 바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패널토론에 나선 하지현 건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한데 유병언만 잡으면 모든 일이 풀릴 것처럼 구는 꼴"이라며 "게임 중독이 질병인지 아니면 다른 질병의 질환인지를 살펴보지 않은 채 게임중독만 문제시 하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고 말다.
진교수는 "게임업계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게임도 예술이라는 말을 강조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논의가 무의미한 시대"라며 "이미 많은 게임이 영화화 되었고 게임적인 요소를 도입한 영화도 많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툼레이더는 게임을 영화한 것이고, 아바타는 영화와 게임이 동시에 나왔으며, 다이하드의 전개는 '미션수행'이라는 게임적 요소를 도입한 것이 그 예이다.
진교수는 진교수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불신은 수 천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나쁜 매체가 문자에서 만화로 영화에서 게임으로 변화한 것일 뿐, 게임이라는 매체 자체가 악하거나 불순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2500년전 플라톤이 이집트 파라오에게 가서 문자의 사용을 권했으나 파라오는 인간의 기억력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며 이를 거부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진교수는 "이제 중요한 것은 게이머에 머물 것이냐 아니면 게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게임을 만들어 보느냐의 문제"라며 "현대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임을 보다 능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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