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 반도체 영웅, 사후 22년만에 서울대로 돌아오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14.09.23 06:27

전세계 반도체 기초 소자 '모스펫' 세계 최초 개발 故 강대원 박사 흉상, 서울대에 건립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공학자였던 故 강대원 박사.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가 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 고(故) 강대원 박사를 기리는 흉상을 타계 22년만에 건립한다. 고 강대원 박사는 조선시대 장영실 이후 한국이 배출한 '최고의 발명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는 오는 10월24일 오전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 개소 26주년 기념식 직후 강대원 박사 흉상 제막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 공대, 연구소 관계자를 비롯, 국내 반도체 관련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강 박사의 흉상은 연구소 입구에 세워진다.

서울대 관계자는 22일 "강대원 박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교내에 흉상을 건립키로 했다"며 "미국에 거주 중인 유족으로부터 강 박사의 사진을 입수, 본교 이용덕 교수(조소과)가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1931년 생으로 지난 1992년 타계한 강 박사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59년부터 벨연구소(밸랩)에서 20여년을 근무하며 정보기술(IT) 세상의 문을 연 반도체의 기초 핵심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강 박사가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MOS-FET(모스펫) 반도체는 세계 최초의 반도체인 BJT(Bipolar Junction Transistor)와는 달리 칩을 고집적화하고 대량 양산할 수 있도록 해 오늘날 인텔의 CPU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 등의 기초 소자로 활용되고 있다.

이 공로로 강 박사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2009년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명예의 전당에는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을 비롯해 라이트 형제, 노벨 외에도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험 벨, 슈퍼 컴퓨터를 개발한 세이무어 크레이 등 세계적 인물들이 앞서 이름을 올렸다.


생전에도 강 박사는 미국 과학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상대성 이론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양자 우주론의 스티븐 호킹이 수상했던 프랭클린연구소의 스튜어트 발랜틴상을 1975년 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전미 전기전자통신기술인협회(IEEE)와 벨랩의 펠로우(Fellow)를 지냈고 오하이오주립대의 탁월한 동문상도 받았다.

22개의 미국 특허를 갖고 있는 등의 빛나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에서는 강 박사를 기리기 위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이종덕 명예교수(전기·정보공학부, 2~3대 연구소장)가 강 박사의 업적을 기념해야 한다고 추천하면서 흉상 제작이 본격화됐다"며 "지금이라도 강 박사의 업적을 기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박사는 1960~70년대 국내에 들러 각종 전자공학 세미나에 참석해 선진 기술을 전수해 하기도 했고, 한국물리학회 평생회원 자격도 얻었다. 근 40년의 미국 생활 중에도 자신의 한국이름인 'Dawon Kahng'을 버리지 않은 한국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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