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밥통은 옛말" 공무원도 개인연금 가입한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4.09.23 09:00

공무원연금 개정 초읽기...노후가 불안한 공무원·교직원, 개인금융상품에 눈 돌린다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우정사업정보센터에 근무하는 7급 공무원 권모씨(33·전남 나주)는 지난해 우체국 개인연금보험에 가입했다. 공무원 부부인 권씨는 부부가 모두 은퇴 후 공무원 연금을 수령할 예정이지만 연금 개혁으로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사적연금에 별도로 가입한 것이다.

권씨는 "30년 근속을 꽉 채워도 은퇴 후 받을 수 있는 공무원연금이 월 180만원에 불과하다"며 "이마저도 연금개혁으로 줄어들 것 같아 개인연금 말고 다른 노후 금융상품에 가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철밥통'의 상징이었던 공무원연금이 개혁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사적연금에 가입하는 공무원이 늘고 있다. 한국연금학회가 재직 공무원의 연금 부담금을 43% 올리고 수령액은 34% 내리는 개혁안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무원 은퇴 불안'이 본격화되고 있다.

◇"철밥통 깨진다" 월 100만원 더 준비해야=교직원으로 29년간 근속하고 올해 명예퇴직을 신청할 예정인 정모씨(59)는 남편과 고등학생돚대학생 두 자녀와 함께 생활하는데 월평균 600만원이 든다. 자녀를 독립시킨 뒤에도 월 생활비로 350만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퇴직 후 나올 연금은 월 230만원으로 예상된다.

한정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공무원들이 예상하는 은퇴 후 월평균 생활비는 약 350만원 정도"라며 "생활수준 향상으로 필요 생활비는 증가하는데 공무원연금 수령액이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공무원들도 개인연금에 적극 가입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8월말 서울 강남역 삼성증권 삼성타운지점 세미나실에서 '공무원·교직원을 위한 개인연금 자산관리 세미나'를 개최했다. 추석 연휴 전 토요일이라 방문 고객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50명 넘는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날 참석한 공무원의 대부분은 놀랍게도 이미 개인연금에 가입한 상태였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단계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노후 생활비 보충을 위해 매월 소액이라도 따로 개인연금에 돈을 납입하고 있었다.

지난해 세법개정으로 종합소득세 과세 기준이 대폭 완화된 점도 공무원들의 개인연금 가입을 독려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이전에는 공무원들도 일반인들과 마찬가지로 공무원연금과 사적연금을 합산해 연간 수령액 600만원까지만 3.3∼5.5%의 연금소득세를 납부하고 600만원 이상에 대해서는 종합소득세(8.8%~41.8%)를 내야 했다.

하지만 세법개정으로 공무원연금 등 공적연금에 대해서는 연금소득세를 납부하고 사적연금에 대해서도 연 수령액 1200만원까지는 분리과세 혜택을 받아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고 저율의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



◇공무원·교직원을 위한 베스트 연금상품은=공무원연금 개혁이 사회 이슈가 되자 개인연금에 가입하려는 공무원이 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장기 투자상품인 만큼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직 공무원의 경우 지방행정공제회, 교직원의 경우 교직원공제회 상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공제회는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연복리 노후 대비 저축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방행정공제회는 연복리 5.0%짜리 퇴직급여 상품을, 교직원공제회는 연복리 5.15%(25년 가입 기준)짜리 장기저축급여 상품을 회원들에게 제공한다. 개인연금보험의 사업비나 개인연금펀드의 수수료를 감안하면 공제회 상품은 안정성과 고금리 매력을 동시에 갖췄다.

일례로 지방행정공제회의 퇴직급여 상품은 월 100만원씩 20년을 납입하면 만기에 약 4억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같은 이율(5.0%)로 시중 금융기관에 맡길 경우 수령액은 3억4200만원에 불과하다. 공제회는 금융기관과 달리 세율이 낮은데다 복리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공제회를 이용할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연금저축보험이나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하면 된다. 연금보험은 7~11%의 사업비가 부과되고 연금펀드는 1.5~2.0% 수준의 보수를 내야 한다. 다만 연 4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부여된다.

이미 개인연금에 가입한 공무원이라도 추가로 월지급형 금융상품에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다. 월지급식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월지급식 채권신탁 등이 인기 상품으로 꼽힌다. 목돈이 있다면 은퇴 후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대안이다.

신상근 삼성증권 은퇴설계연구소장은 "과거 월 300만원에 이르는 연금 덕분에 은퇴설계에 큰 신경을 쓰지 않던 공무원들이 금융상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며 "공무원·교직원의 경우 중산층 맞벌이 가구가 많기 때문에 안정적인 월 납입형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3. 3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4. 4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