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중간 교역구조의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조규림 선임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대중국 수출이 국내 총수출에 미치는 기여도가 급격히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총수출에서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7%에서 2013년 26.1%로 늘었다. 그러나 2000~2008년 국내 총수출에 대한 대중국 수출의 기여도는 평균 3.9%포인트(p)에서 금융위기 이후 2009~2013년 평균 2.6%p로 하락했고, 올해 들어서는 0.4%p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이는 대중국 수출 증가율이 금융위기 전 연평균 22.1%였지만 금융위기 이후 13.9%로 둔화됐고, 올해 들어선 마이너스(-)1.5%로 오히려 감소한 영향이다.
조 선임연구원은 대중국 수출이 부진해진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를 지적했다. 2000~2008년 연평균 10.6%로 성장했던 중국 경제 성장속도는 금융위기 이후 8.8%로 둔화됐고, 2014년에는 7.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투자 증가율이 2008년 이전 13.8%에서 이후 8.6%로 부진해지면서 한국의 대중국 자본재 수출 역시 어려워졌다.
여기에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축소되면서, 중국이 자국 내 생산을 늘리면서 한국에 대한 중간재 수입수요가 줄었고, 한국의 대중국 가공무역 비중이 축소됐다. 특히 석유제품·석유화학 등 중화학 공업과 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자산업 부문에서 중국이 자국 생산을 늘리면서 수입이 대체되는 추세로, 이 분야의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의 대중국 석유화학 수출증가율은 2002~2008년 평균 20.0%에 달했으나 2009~2013년 평균 8.0%로 하락하였으며 2014년에는 0.5%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
또 중국의 산업구조 고도화로 그 동안 중국 교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가공무역 비중도 빠르게 하락했다. 중국 총교역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48.5%에서 2014년 31.5% 수준으로 위축됐다.
그러면서 조 선임연구원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대중국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경우 한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이 위협받는 ‘차이나 리스크’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중간 구조적 원인에 의한 부진은 단기간에 극복하기는 어려우며 특히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고 중국의 자급률이 올라가고 있는 석유제품, 석유화학, IT, 기계 부문 수출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경제성장률이 1%p 하락할 때 국내 총수출은 1.7%p, 경제성장률은 0.4%p 하락한다.
이에 따라 조 선임연구원은 "아세안, 중동 등 신시장 공략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 내수시장 공략 등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교역구조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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