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훌쩍" 줄서서 사먹는 이 '도시락'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민동훈 기자 | 2014.09.20 06:50

늘어나는 포장족…판다익스프레스·국선생·오세요 등 프리미엄 포장 음식 판매 '불티'

/사진=민동훈 기자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1층 식품관. 퇴근 시간인 6시가 넘자 이달 초 문을 연 '판다 익스프레스' 매장 앞에는 고객들이 긴 줄을 섰다. 판다 익스프레스는 미국의 대형 중식 레스토랑 체인으로 아시아 최초로 롯데백화점에 매장을 냈다.

판다 익스프레스가 다른 중식 레스토랑과 가장 차별화한 점은 바로 도시락이다. 밥이나 볶음면과 함께 닭고기나 소고기, 새우 요리 1∼3개를 고를 수 있다. 도시락이라고 하지만 가격이 7500원∼1만5000원으로 일반 도시락(평균 3000∼4000원)보다 2∼3배 비싸지만 불티나게 팔린다. 매장· 앞에서 만난 직장인 유민식씨(가명·33)는 "미국 연수 시절 거의 매일 사먹던 음식인데 한국에서도 맛 볼 수 있어 너무 반갑다"며 "싱글족에게는 최고의 식사"라고 말했다.

집에서 요리를 해먹지 않는 1∼2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고가의 포장 음식인 '프리미엄 테이크아웃'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전에는 식당보다 값이 싼 편의점이나 도시락 전문점을 찾는 도시락족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맛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리미엄 테이크아웃족들이 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시락을 포함한 테이크아웃 시장 규모는 2000년 100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2조원으로 성장했다. 2009년 7100억원이었던 간편식 시장도 올해 1조3000억원으로 5년 새 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비싸도 사먹겠다"…늘어나는 포장족, 진화하는 도시락=이렇다보니 프리미엄 테이크아웃 매장들의 매출도 쑥쑥 늘고 있다. 롯데백화점 판다 익스프레스 매장은 1일 평균 매출이 800만원에 달한다. 기존 백화점 식품매장의 평당(㎡) 매출은 100만원정도지만 이 매장은 평당 매출이 400만원을 훌쩍 넘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매장에 테이블이 있지만 고객의 90%는 포장을 원한다"며 "일부 인기 메뉴는 오후 4∼5시면 다 팔릴 정도"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동 명품관의 식품관에 들여온 벽제갈비 '오세요' 매장도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매장에서 식사할 경우 설렁탕과 갈비탕, 도가니탕 등 1인분이 2만2000원, 포장 상품은 2만원에 달하지만 40∼50대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많은 편이다. 지난해 3월 처음 문을 연 이후 매달 10% 이상 매출이 늘고 있고, 갤러리아 수원점 식품관으로 매장을 늘릴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에 입점한 '국선생'은 신혼부부나 워킹맘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국선생은 45년 경력의 조리기능장이 만든 국과 탕, 찌개를 선보이는 한식 테이크아웃 전문점.

국·탕·찌개류(2∼3인분 기준 7000원∼1만2000원)부터 볶음·찜·구이(1만2000∼1만5000원), 각종 반찬(3000∼1만원)까지 구색도 다양하다. 주부 이수연씨(41·가명)는 "퇴근길에 이 매장에 들러 음식을 구입한다"며 "메뉴가 워낙 다양해 반찬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혼자먹는 사람들 잡자"…맛집·집밥 포장시장 더 커진다=대형마트 업체들이 공 들이고 있는 'HMR(간편가정식)' 시장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 초 가정간편식 자체 브랜드 '피코크'를 선보이고 한식, 양식, 간식, 디저트 등 300여종의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낙지덮밥과 제육덮밥, 소불고기덮밥 등 전자레인지에 데운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식사가 큰 축을 이루는데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에 비해 맛과 향기, 신선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인기 메뉴는 6000∼8000원대로 대형마트 포장음식치고는 비싸지만 '피코크 마니아'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삼원가든 한우곰탕과 서울 광장시장 빈대떡, 논현동 홍탕 등 유명 맛집 대표 메뉴를 포장한 상품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프리미엄 포장 음식이 이처럼 급성장하는 배경은 인구 변화와 웰빙.맛집 열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 겸임교수는 "혼자서 식사하거나 집에서 요리를 하지 않는 1∼2인가구가 많아진데다 입맛도 까다로워지면서 프리미엄 테이크아웃 시장은 더욱 득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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