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복거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 꿈을 보여줘야"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 2014.09.17 11:09

삼성 사장단 회의 강연 "조직 커지면 생기는 관료주의 경계해야…필요하면 조직도 과감히 정비"

소설가 복거일씨가 17일 오전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유엄식 기자
소설가이자 사회평론가인 복거일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회사가 나가야 할 꿈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7일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최신 인공지능 트랜드’와 관련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꿈을 실현하기 위한 길을 보여주면 (경영) 권한은 자연스럽게 주어질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건희 회장을 이어 삼성그룹을 이끌어갈 이 부회장에게 리더로서 필요한 역할을 제시한 것이다.

그는 "꿈은 스스로 그동안 인생을 통해 가진 지향점을 바탕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이 부회장도 향후 경영과정에서 실수할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멋지게 (실수) 할 수 있는 꿈을 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애플 아이폰 창시자인 스티븐 잡스의 예를 들며 "잡스가 스마트폰에 앞서 PDA 단말기를 실패한 사례에서 보듯이 넘어지더라도 남들이 인정할 수 있는 꿈을 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거일씨는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 나온 내용도 소개했다. 강연을 들은 한 사장은 "감정이 있는 로봇이 구현이 가능한가"에 대해 물었고, 그는 이에 대해 "감정이 지능보다 앞서기 마련인데 앞으로 그런 로봇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사장단 회의에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복거일씨에게 ‘삼성이 나가야 할 길’에 대한 추가적인 제언을 요청했다.


그는 이 요청을 듣고 무엇보다 삼성이란 조직의 비대화에 따른 관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조직이 클수록 관료주의가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른 폐해를 최소화해 내실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는 것이다.

그는 "조직 볼륨이 커지면 바깥의 사정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내부에서만 잘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게 곧 관료주의인데 이는 조직이 커지면 필연적인 것"이라며 "뇌 표면처럼 쭈글쭈글한 형태로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내실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필요할 경우 조직을 과감하게 정비하는 용기도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의 신사업 진출 분야에 대해서는 이날 강연에서 별도로 언급되지 않았다는 게 복 씨의 설명이다. 모든 이가 동의할 만한 구체적인 사업 청사진과 비전은 삼성 스스로의 몫이라는 얘기다.

그는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이 '조익기'(鳥翼機, 새의 날개처럼 퍼덕이면 이동하는 운송수단)와 같은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분야를 발굴해 진출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삼성이 자동차나 항공 등 운송사업에 진출해야 한다는 조언이냐는 질문에 그는 "단지 그런 뜻만은 아니다"라며 "조익기를 이동수단으로만 인식하지 말고 그에 비견되는 남들이 하지 않는 사업 분야로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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