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본 후에"…심사위원 숙연케 한 학생창업대회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4.09.16 17:31

미래부·교육부·한국과학창의재단, '제2회 청소년 기술창업올림피아드' 결선 개최

J.T.K팀(서준표, 이건호, 이태승, 전남과학고)이 비상구 내의 온도 및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비상구 색상이 바뀌도록 회로를 제작해 화재 발생 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한 ‘위험 감지 비상구 유도등’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

"평소에는 패션 액세서리처럼 쓸 수 있는 이 스포츠용 손목팔찌는 여기 압전소자를 누르게 되면 에어백처럼 부풀러 올라요. 물에 빠진 위급상황에서 개인용 구명조끼로 쓸 수 있는거죠."

앳된 얼굴에 신안재, 김찬호 대구과학고 2학년 학생들(수수팀)의 발표하는 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그런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만 같은 여느 오디션과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수수팀이 창업아이템으로 소개한 '수상사고 방지용 링'은 안전사고 시 '개인용 인명구조용품'으로 활용할 수 있어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 같은 창업아이템을 떠올리게 된 계기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였다는 것을 알게 된 심사위원들과 객석 관객들은 모두 숙연해 졌다.

16일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제2회 청소년 기술창업올림피아드' 결선대회는 15개팀(44명)의 출품작 중 7개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안전사고 방지'를 콘셉트로 한 상용화 제품이었다.

이번 행사를 총괄운영한 한국과학창의재단 관계자는 "어른들의 무관심과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초대형 인명사고가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학생들의 결연한 의지가 출품작에 담겨져 있는 것만 같았다"고 말했다.

SML팀(이정락, 김동인 대구일과학고, 이유진 가재울고)도 "세월호 참사를 보며 이 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며 '구명보트 자동 사출장치'를 창업아이템으로 소개했다. 이는 구명보트와 연결돼 있는 센서가 배의 기울어지는 가속도 경향, 각도 크기를 인식해 일정 각도 이상으로 기울어지면 자동으로 구명보트가 사출되도록 하는 장치이다.

쵸록쵸록팀(김지영, 이정호, 임지환 시흥매화고)이 버섯뿌리를 이용한 단열제 ‘머쉬푸딩’(Mushpudding)을 창업아이템으로 소개하고 있다/사진=한국과학창의재단

쵸록쵸록팀(김지영, 이정호, 임지환 시흥매화고)이 선보인 창업아이템 '머쉬푸딩'(Mushpudding)은 버섯뿌리를 이용한 단열제이다. 쵸록쵸록팀은 "머쉬푸딩은 대형화재로 번져 일어날 수 있는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며 '불연성'을 강조했다.

SD electron팀(이선재, 김혜빈 수도전기공업고)은 어린이 감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사업아이템으로 절전형 회전 콘센트 '롤링'을 발표했다. 롤링이라는 제품을 콘센트에 꽂고 그 위에 사용할 코드를 꽂아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코드를 돌리는 방향과 각도에 따라 전기가 온·오프된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안전과 편리성에 전기절약 기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J.T.K팀(서준표, 이건호, 이태승, 전남과학고)이 발표한 '위험 감지 비상구 유도등'은 비상구 내의 온도 및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비상구 색상이 바뀌도록 회로를 제작해 화재 발생 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J.T.K팀은 "안전불감증 때문에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요즘, 우리의 아이디어로 안전 강국 코리아에 한발짝 더 나아갈 거에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결선에 오른 15팀의 아이디어는 전부 특허출원해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업화 성공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는 창조경제타운과 연계해 전문가 멘토링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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