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장, 삼성 세탁기 파손..실수였나 고의였나?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유엄식 기자 | 2014.09.15 06:48

삼성전자, 조성진 LG전자 사장 검찰 수사의뢰..진실공방으로 장외설전 과열

 삼성전자가 해외 매장에서 자사의 세탁기 제품을 고의로 파손시킨 혐의로 국내 가전 라이벌인 LG전자의 사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유럽가전전시회 IFA 기간 중 유럽 최대양판점 자툰사의 독일 베를린 유로파센터 및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발생한 자사 세탁기 '크리스탈 블루' 손괴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업무방해·명예훼손·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조성진 LG전자 사장(HA사업본부장) 등을 수사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이달 초 베를린에서 열린 IFA(유럽가전전시회) 기간 중 유럽 최대 양판점인 자툰(Saturn)사의 독일 베를린 유로파센터 및 슈티글리츠 매장에 조 사장을 비롯한 LG전자 임원진들이 방문해 삼성 신제품인 크리스탈 블루에 손을 대면서부터다.

 ◇삼성 세탁기 파손, 실수였나? 의도적이었나?〓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3일 오전10시 30분 쯤 슈티글리츠 매장을 방문한 조 사장이 제품 도어 부분에 무릎이 굽혀질 정도로 세차례 세게 누르는 충격을 가하는 영상이 확인됐다는 게 삼성전자 주장이다.

 LG전자 측은 "조 사장이 해당 제품을 테스트해본 것은 사실이지만 매장을 나올 때는 해당 세탁기가 고장나지 않고 닫혔다는 게 함께 있었던 임원들의 얘기다"라고 말했다.  

또 "해당 매장은 일반 소비자들 누구나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살펴 볼 수 있는 양판점"이라며 "만일 특정업체 제품을 파손해 그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킬 의도였다면 굳이 임직원들이 직접 그런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미 LG전자 임원이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2대의 세탁기를 파손한 것이 적발돼 경찰에 신고했고, 해당 매장 측이 4대 값을 보상받은 이후 다른 매장에서도 유사사례가 없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사장이 무리한 힘을 줘 해당 제품을 파손하는 장면의 CCTV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 제품을 파손시킨 이가 국내업체(LG전자 조성진) 사장이란 점을 확인했지만 국가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현지에서는 사안을 확대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
 ◇경쟁사 제품 테스트를 왜 일반 매장에서?〓삼성전자는 또 왜 경쟁사가 회사 내부가 아닌 일반 매장에서 경쟁사 제품을 '테스트' 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제품이 지난 6월 출시된 제품인 만큼 궁금하면 직접 구매해서 회사 내에서 테스트할 일이지 굳이 일반 매장을 선택했느냐는 것.

LG전자 측은 "해외출장 시 경쟁사 현지향 제품과 그 사용 환경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는 물론 어느 업체든 통상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일반 매장에서 판매를 위해 전시된 제품의 도어를 고의적으로 눌러 파손한 것은 특정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다.

 ◇LG전자, 슈티글리츠 매장 제품 파손된 것 몰랐다?〓LG전자는 유로파센터에서 파손한 2대는 보상차원에서 4대 값을 물어주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 하지만 이보다 2시간 앞서 조 사장이 테스트한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파손된 3대의 세탁기에 대해서는 변상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 LG전자는 "우리 임직원이 해당 매장을 방문 후 (파손에 따른 책임이나 손해배상을 위해) 해당 매장이나 현지 경찰로부터 지금까지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독일 자툰 슈티그리츠 매장 측에서 지난 5일 베를린 45구 경찰서에 고발했다"며 LG전자 측이 사과는커녕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오전 조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의뢰 사실을 발표한 직후 LG전자의 해명이 이어졌고 반박에 재반박이 이어지는 등 양측간 뜨거운 장외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경쟁기업 사이의 적절한 긴장관계는 필요하겠지만, 이같은 지나친 감정대립은 소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 간 선의의 기술 경쟁은 바람직하지만 도가 지나칠 경우 자칫 스스로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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