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證 "푼돈 개미는 떠나라" 개미 등치는 수수료 개편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 2014.09.15 07:10

고액 오프라인 주문만 수수료 낮추고 소액·온라인 투자자에 거액 수수료 부과

이미지=김지영 디자이너
#한화투자증권에서 주식을 거래하는 A씨는 최근 600원짜리 동전주 20주에 대한 매도 주문을 넣었다. 총 1만2000원어치 주식을 매도한 A씨는 통장에 찍힌 잔액이 만원밖에 안 되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니 주식거래 수수료가 1962원이나 붙어 사실상 16% 넘는 수수료를 낸 것이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주식 거래 수수료 개편이 소액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자투리 고객 털기'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7월 14일 한화투자증권은 거래금액 구간별로 차등 적용해오던 주식거래 수수료를 일원화했다. 기존에는 50만원부터 5억원까지 8개 구간에 대해 수수료를 차등 적용했는데 이를 단일한 기준으로 바꾼 것이다.

변경 전 수수료는 온라인 주문은 50만원 소액 투자자에게는 약 0.50%의 수수료를, 50만~500만원 구간은 0.14%+1200원, 500만~1000만원은 0.13%+1000원, 1000만~1억원의 경우 약 0.12%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1억~3억원(0.097%), 3억원 이상(0.077%) 수준을 매겼다. 오프라인 주문과 콜센터는 2억원까지는 약 0.50%, 2~5억원은 0.45%+10만원, 5억원 이상은 0.4+35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해왔다.

하지만 변경 후 수수료 체계는 모든 금액의 투자자에 대해 온라인의 경우 0.1%+1950원의 수수료를 일괄 부과하고 있다. 영업점 주문은 0.25%+1만9500원으로, 콜센터를 통한 주문은 0.25%+9500원으로 수수료율을 변경했다.

한화투자증권에서 주식을 거래할 경우 규모가 얼마든 온라인은 기본으로 1950원이, 영업점 주문은 1만9500원의 수수료가 무조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온라인은 0.1%+1950원을 일괄 부과해 사실상 대부분의 구간에서 수수료가 증가하게 됐다.


특히 10만원 미만으로 온라인 소액 주식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은 약 2000원의 수수료가 항상 발생하게 되면서 수익률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오프라인은 모든 주문에 거의 2만원의 수수료를 무조건 내게 됐다. 영업점에서 10만원어치 주식을 매도한다면 20%에 달하는 수수료가 부과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 측은 이번 수수료 개편이 고객을 위한 수수료 절감 서비스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수수료 개편으로 영업점 오프라인 주문의 경우 3000만원~2억원 주문시 현행대비 약 37%~48% 수수료가 감소된다"고 홈페이지에 몸소 글을 올렸다. 실제로 1000만원 이상 오프라인 주문의 경우 수수료가 기존보다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나 정작 온라인 고객 대부분과 1000만원 미만 소액 투자자들은 수수료가 큰 폭으로 늘게 됐다.

그럼에도 한화투자증권 측은 홈페이지에 수수료가 줄어드는 고액 오프라인 주문만 수수료 감면 예시를 게시해, 수수료가 실질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숨겼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주문으로 10만원 어치 주식을 매도하면 500원의 수수료를 냈지만 이제는 2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은 명시하지 않은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수수료 체계를 잘 모르는 노령 고객과 자투리 고객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며 "이런 제도는 대개 고액 자산가를 유인하기 위해 도입되곤 하지만 고액 자산가들도 공모주 투자 등 소량 주식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도입한 것 같다"고 평했다.

베스트 클릭

  1. 1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2. 2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3. 3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4. 4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5. 5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