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 입찰 17일 마감… 양강 구도속 유찰 가능성도

머니투데이 양영권,서명훈 기자 | 2014.09.16 06:30

현대차 '신사옥' 응찰 준비 한창, 삼성은 참여 저울질…응찰 2곳 미만이거나 예정가 밑돌면 유찰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 전경./ 사진=뉴스1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부지(사진) 입찰이 17일 마감된다. 부지면적 7만9342㎡, 감정평가액 3조3346억원의 '초대형'이어서 입찰후보로는 자금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현대자동차와 삼성그룹이 일찌감치 꼽혔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진행 현대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팀장으로 TF(태스크포스)를 구성, 막바지 응찰 준비에 한창이다. TF에는 부동산개발과 건축, 자산관리, 자금조달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사업부문 임직원이 총동원됐다. 현대차그룹은 맏형 격인 현대차가 단독 응찰할지, 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글로비스·현대제철 등 관련 계열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응찰할지 아직 결론내지 못했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현대차가 단독 응찰하더라도 자금여력은 충분하지만 아무래도 부지에 건설된 신사옥에 입주할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는 게 주주들을 설득하기 좋을 것 같아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입찰참여 방식이 결정되면 바로 해당 계열사 이사회를 열어 응찰금액을 최종 결정한다.

현대차는 현재 서울 양재동 본사사옥이 비좁아 대체부지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전부지 응찰은 실수요 투자라는 얘기다. 앞서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부지에 110층 규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설, 계열사 본사를 한곳에 모으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자체의 인허가 문제에 발목이 잡혀 무산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맨 윗분부터 말단사원까지 모두 이번 입찰에 매달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한전부지와 관련한 입장표명을 꺼리지만 최근 입찰참여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 입찰 여부를 관련 계열사 등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적정한 가격을 산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김종중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 등을 중심으로 부지매입을 위한 TF를 구성했다는 추측도 나왔지만 삼성 측은 이를 부인했다.


삼성은 전자계열사를 서초동에, 금융계열사는 태평로 인근에 집결해 '삼성타운'을 조성한 상태로 실수요가 큰 것은 아니다. 다만 한전부지가 강남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꼽혀 삼성이 전략적 투자를 고려할 것이란 얘기가 흘러나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기준 유보금이 137조8000억원에 달하는 점도 이런 예상을 거든다.

그러나 삼성이 막판까지 신중한 데는 '수익성'에 대한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전부지 개발에는 낙찰예상가 5조~6조원을 포함, 10조원 이상을 수년간 투입해야 하는데 그만큼의 수익성은 불투명해 낙찰자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올 들어 중국 후발 스마트폰업체들의 추격으로 분기별 수익이 급감했다. 생산설비도 아닌 부동산에 대규모 투자를 하려면 주주들을 설득하는데 '명분'이 필요하다.

한편 두 그룹 외에 제3의 입찰후보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한전은 감정평가액을 바탕으로 예정가격(입찰최저가)을 정해 2개 이상 응찰자 가운데 최고가격을 써낸 곳을 낙찰자로 선정키로 했다. 응찰자가 2곳을 넘지 않거나 최고가를 제시해도 한전의 예정가격을 웃돌지 않으면 입찰은 자동 유찰된다. 한전은 예정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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