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파는 중장비..굴삭기? 굴착기?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14.09.08 10:00

[생활 속 산업 이야기]국어사전 vs 건설중장비업계 의견 달라

두산인프라코어가 만든 굴삭기./사진=두산인프라코어
건설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땅 파는 기계의 이름은 '굴삭기'일까, '굴착기'일까.

국어사전을 보면, 굴착기가 땅·암석을 파거나 파낸 것을 처리하는 기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며 굴삭기는 굴착기로 순화해 써야한다고 나온다. 이는 굴삭기가 일본어투가 남아있는 용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건설중장비업계는 "굴삭기와 굴착기는 기능과 용도가 완전히 다른 별개의 장비"라며 "따로 구분해 써야한다"고 주장한다.

건설중장비업계에 따르면, 굴삭기(Excavator)가 땅을 파거나 깎을 때 사용되는 건설기계라면, 굴착기(Drilling Machine)는 땅이나 암석을 파거나 뚫을 때 사용하는 기계다. 즉 굴삭기가 땅을 파거나 깎아내는 기계라면 굴착기는 땅이나 암석에 구멍을 뚫는 기계라는 것.

터널굴착기./사진=두산인프라코어
대표적인 굴착기로는 터널굴착기(TBM·Tunnel Boring Machine)와 관정굴착기(管井掘鑿機)가 있다. 터널 굴착기는 말 그대로 도로에 터널을 뚫을 때 이용하는 기계이고, 관정굴착기는 암반 지하수를 찾기 위해 지층을 뚫을 때 사용하는 기계다.

국내 굴삭기 1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는 두 용어를 구분하고 자사 제품에 굴삭기라는 표현을 제대로 쓰기 위해 2012년 국립국어원과 한국어문기자협회에 공문도 보냈다. 이 회사는 공문에서 굴삭기와 굴착기의 의미를 구분하고, 포클레인(Poclain·삽차)의 뜻도 따로 썼다. 포클레인은 유압을 이용해 기계 삽으로 땅을 파내는 차라는 뜻이다.


국내 업체들뿐 아니라 볼보건설기계코리아 등 글로벌 업체들도 국내 영업에서 굴삭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건설중장비업계 관계자는 "굴삭기는 국민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일본어투 용어라는 이유로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굴(掘)은 '파다'는 뜻이고 삭(削)은 '깎다', 착(鑿)은 '뚫다'를 의미하므로 굴삭기는 땅을 파고 깎는데 사용하는 기계, 굴착기는 땅이나 암석을 뚫을 때 사용하는 기계로 다르게 인정돼야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또 굴착기라는 단어 그대로의 의미를 살려 통용되고 있는 '암반수직굴착기'에서 보듯 굴착기와 굴삭기는 원래 서로 다른 용어였다는 주장을 펼친다. 건설기계관리법,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등 6개 법령에 '굴삭기'로 명시돼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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