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에도 24시간 불 밝힌 경찰청 치안상황실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14.09.14 14:58

[경찰청사람들]"세월호 교훈삼아 상황보고·현장조치에 긴장 또 긴장"

경찰청 경비국 치안상황실 소속 (왼쪽부터) 성연정 경감, 김대희 행정관, 이수오 경정(치안상황실장), 김태영 경위.
지난 2월 17일 밤 9시5분쯤,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이 붕괴됐다는 112 신고가 경북지방경찰청에 접수됐다. 경주경찰서에서 즉각 현장으로 출동했고 경북청을 거쳐 경찰청 치안상황실로 긴급보고가 올라왔다.

속속 파악되는 피해상황은 처참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부산외국어대 학생과 이벤트사 직원 등 10명이 사망하고 204명이 부상을 당했다.

치안상황실은 최초 보고가 접수되자 지휘관에게 알리고 가장 가까운 울산청 경찰기동대 등을 투입해 119 구급차 이동시 교통로를 확보하고 혼잡을 통제하도록 했다. 폭설로 현장 접근이 쉽지 않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수오 경찰청 경비국 치안상황실장(경정·사진)은 14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경주 리조트 천장 붕괴뿐 아니라 세월호 침몰, 서울 지하철 추돌, 고양 버스터미널 화재까지 대형 사고들을 경험하면서 제때, 제대로 대응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고 했다.

치안상황실은 정책과 기획 관련 업무를 주로 하며 사건 수사의 경우 굵직한 사건만 맡는 경찰청에서 유일하게 24시간 3교대로 운영되는 곳이다. 평상시는 물론 명절에도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강력범죄, 대형 교통사고, 재난 등에 대비해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다.

이번 추석에도 치안상황실 경찰들은 근무는 물론 쉴 때도 서울에서 비상대기했다. 연휴엔 전국 각지에서 경찰력이 평소의 배 이상으로 투입돼 각별히 치안관리에 힘쓰는 시기지만 사건사고는 예고 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실장은 "올해는 특히 대형 사건사고를 연이어 겪으면서 직원들 모두 상황실 근무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었다"며 "중요한 업무라는 의식이 강해져 어느 때보다 제대로 된 대응으로 생명, 재산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고 했다.


치안상황실은 전국 일선경찰서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를 지방청을 거쳐 보고받고 최종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전국 각지에서 접수되는 112 신고가 종합상황실을 거쳐 치안상황실로 올라오다보니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중요 사건사고에 대한 상황보고를 취합해 분석하고 담당 지휘관이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일종의 '참모 기능'이다. 필요한 부분에 경찰력 지원을 조정하고 현장 대처가 잘 되고 있는지도 주시한다.

이 실장은 "세월호 침몰 이후 국민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해나 재난에 업무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상황보고나 현장조치에 실수가 있으면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긴장 속에 근무하다보니 힘들지만 보람도 크다"고 말했다.

치안상황실은 언론 모니터링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현장에 직접 확인하고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세월호 침몰 당시 '전원구조' 오보로 큰 혼란이 빚어졌던 사례를 거울삼아 기관 간 적극적인 공조를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실장은 "각 기관이나 조직마다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서로 적극적으로 돕고 지원하려고 노력한다"며 "보완할 점도 있지만 세월호 이전보다는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민생치안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면서 치안상황실의 역할도 커졌다. 이 실장은 "선진국일수록 안전에 관심이 높은 만큼 상황실도 전문성과 대응력을 키우고 시스템을 보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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