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페이팔 마피아'? '옐로모바일'의 명과암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최광 기자 | 2014.09.02 18:37

설립 2년 만에 법인 수 13개·서비스 37개… 상장 실패할 경우 부채 부담 등 위험성도

스타트업 유나이티드 '옐로모바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만 37개 소속 법인 숫자만 13개에 달한다. 투자와 인수로 급격히 사세를 불려 설립 2년 만에 포털급 규모를 갖췄다. 지금껏 살펴볼 수 없었던 방법으로 성장하고 있어 국내 IT시장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시에 우려의 시선도 제기된다. 인수·합병한 회사가 각자 운영되고 있는데다 상장에 실패할 경우 당장 올해 만기되는 단기 차입금 등 갚아야 할 부채도 만만치 않다. 인수과정에서 잡음도 들려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29일 처음으로 옐로모바일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여행박사 인수를 위해 약 98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옐로모바일의 기업 가치는 약 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IT스타트업 활성화의 '첨병'

옐로모바일은 스타트업끼리 연합해 서로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에서 확장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옐로모바일 관계자는 "미국의 '페이팔 마피아'처럼 한국의 스타트업도 한 우산아래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만들고자 한다"며 "지금까지 없는 발전모델이라 우려도 크지만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들고자 하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의 핵심이 되는 모바일 광고는 다른 서비스 분야와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설명이다. 홍보와 마케팅이 어려움을 겪는 다른 서비스를 옐로모바일의 모바일 광고를 통해 적극 홍보하고, 이를 통해 모바일 광고의 성장을 꾀한다는 것이다.

12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알람앱 알람몬을 비롯해 모바일커머스 쿠차(820만명), 병원 검색 서비스 굿닥(150만명), 생리주기 계산앱 매직데이(300만명), 지하철 운행정보 서비스 지하철(450만명), 다이어드앱 다이어터(100만명) 등 옐로 모바일 서비스의 총 다운로드는 3200만건을 넘어섰으며, 월 이용자도 800만명 수준. 옐로모바일의 모바일 광고가 도달가능한 이용자수 4500만명임을 감안하면 전체 광고의 18% 정도가 자체 서비스에서 나오는 셈이다.

옐로 모바일은 인수합병한 회사들을 기계적으로 화합하지 않고 독자 생존을 하는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다. 출발한 성격과 팀의 색깔이 다른 다양한 회사를 기계적으로 뭉쳐놓을 경우 자칫 불협화음이 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국내는 실리콘밸리 등에 비해 인수합병이 적어 기업가로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은 상장뿐이다"며 "옐로모바일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해 창업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옐로모바일 현황/사진제공=옐로모바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

독자 운영 방식이 각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보장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한식구가 되는 명확한 비전이 없이 상장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결합된 것일 경우 자칫 시너지가 아니라 불협화음만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옐로모바일에서 제시한 올해 예상 매출 성장률은 291%. 영업이익은 267%다.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230억원, 영업이익은 60억원이며 올해 예상 매출은 900억원, 영업이익은 220억원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지속적인 인수합병으로 인한 것으로 장기적인 성장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현재 옐로모바일의 부채총계는 668억원에 달한다. 지난 상반기 중에 발행된 전환사채 70억원과 28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 발행이 그 원인이다.

지난 6월 기준 전환사채를 포함한 총 차입금은 약 149억원이며, 이 중 1년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은 약 69.3억원 규모다. 이번 유상증자로 상환을 하고 일부에 대해서는 1년간 만기 연장할 계획이지만 당장 상환할 자금만 지난해 영업이익을 넘어서 내년 코스닥 상장에 실패할 경우 전환사채, 전환상환우선주 등이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수과정에서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옐로모바일은 카울리 투자에 1개월 앞서 옐로디지털마케팅을 설립했다. 여행박사와 제주닷컴 인수를 앞두고는 지난 5월 자회사 옐로트래블을 설립했다. 인수는 현금 일부와 자회사의 주식 교환, 옐로모바일의 주식 교환을 결합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박사를 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지불하는 인수금은 6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7월 여행박사 인수를 발표한 뒤 지난 19일 자회사 옐로트래블은 6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이 투자금이 사실상 여행박사의 인수대금이며 나머지 140억원은 이번 옐로모바일 유상증자와 옐로트래블 유상증자를 통해 다시 옐로모바일로 들어가게 된다.

자회사 설립 후 인수 발표, 인수 자금을 위한 투자 유치, 인수 기업의 유상증자 참여 등이 일반적인 인수 진행과는 선후가 바뀌어 있다는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의 문어발식 인수 전략은 부동산 시행사가 주위 개발 계획 정보를 흘리며 땅을 사들이는 방식과 유사하다"며 "실제 건물이 오르면 좋지만 실무자 선정을 못하면 손해를 보는 것처럼 옐로모바일도 상장에 실패하면 위험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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