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음역 애국가' "노래도 아니다" VS "부르기 편하다"

머니투데이 이슈팀 김종훈 기자 | 2014.09.02 16:14
시민들이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배포된 '낮은 음역 애국가'를 두고 찬반논란이 뜨겁다. '노래가 되지 않는다'는 반대 주장과 '학생들이 더 쉽게 부를 수 있다'는 찬성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달 12일 서울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음역에 맞게 편곡된 애국가 음원을 제작해 학교에 보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본래의 가장조에서 바장조로 두 음 낮춰진 애국가가 서울시 내 일선 학교에 보급됐다.

이와 관련, 김필주 전 수원시립교향악단 악장은 2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 전 악장은 "애국가는 지난 1955년 원곡에서 이미 한 번 음이 낮춰졌다"며 "여기서 또 낮추면 노래 자체가 형성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변 국가들은 높은 음이 적어도 '미' 이후 '파', '솔', '라'까지는 올라간다"며 "새로 배포된 애국가의 경우 그것보다 옥타브 하나 정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이렇게 애국가를 낮춰 부를 경우 다른 의미, 다른 노래가 된다"며 "기백과 힘이 떨어지고 아주 우울한 노래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 사람 대한으로' 부분이 너무 높아 변성기 남학생들이 부르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학생들 얘기를 들어 보면 음이 높아서가 아니라 멋쩍어서 부르지 않는 것"며 "그러면 아이돌 노래는 어떻게 따라 부르겠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낮은 음역 애국가'가) 탁상에서 논의해서 발표한 결과인 듯해 반대 의견을 개진하게 됐다"며 "논의를 더 넓게 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반면 뒤이어 출연한 최재광 서울시교육청 장학관은 김 전 악장의 주장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정을)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며 "음이 낮다고 해서 애국가의 정신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해 훼손 논란을 일축했다.

또 "학교에서 애국가의 음이 높아 학생들이 입만 벙긋하는 경우가 많다는 건의가 있었다"며 "변성기에 있는 남학생들도 힘차게 부를 수 있는 애국가가 필요했기 때문에 두 음 정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은 음역 애국가'를 강제하고 있지는 않다"며 "학교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 청취자가 '태극기 그리기 어렵다고 태극기의 문양을 쉽게 바꿀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최 장학관은 "애국가의 기본적인 흐름을 바꾸지는 않았다"며 "애국가를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최 장학관은 향후 조치에 대해 "애국가는 국가의 상징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의견 수렴을 거쳐 국민 정서에 맞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베스트 클릭

  1. 1 "번개탄 검색"…'선우은숙과 이혼' 유영재, 정신병원 긴급 입원
  2. 2 유영재 정신병원 입원에 선우은숙 '황당'…"법적 절차 그대로 진행"
  3. 3 '개저씨' 취급 방시혁 덕에... 민희진 최소 700억 돈방석
  4. 4 조국 "이재명과 연태고량주 마셨다"…고가 술 논란에 직접 해명
  5. 5 "40억→135억 됐다"…김수현 3채 보유한 이 아파트, 어디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