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삼성重-엔지 합병 효과? '글쎄…'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4.09.02 13:49

"중장기 성장모멘텀 확보" vs "과도한 외형확대에 불과…시너지 없을 것"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을 두고 증권가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시너지를 창출하기 쉽지 않아 오히려 서로에게 부담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오는 12월 1일자로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하면서 이번 합병이 시너지 증대를 위함이라 밝혔다. 하지만 양사가 말하는 시너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미흡했다는 점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육상과 해양플랜트 사업부문에서 공통분모는 일부 주요부품 구매에 국한돼 있다"며 "관리부문도 아직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에서 구체적 협의가 부족한 채 결합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승계작업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삼성중공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단기매수'로 하향하고 목표주가로 기존 대비 5% 내린 3만3500원으로 제시했다.

양적으로 규모를 늘린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기업 가치나 실적과 같은 질적인 부문이 향상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합병 이후에도 양사 재무구조 이슈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 2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삼성중공업이 225%, 삼성엔지니어링이 531%였다.

김 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합병을 통해 원가절감과 외형성장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양 사가 대형 공사에서 실적 악화의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시너지 창출을 통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향후 해양산업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점도 두 회사의 합병 효과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박무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국 셰일혁명 영향으로 오일 메이저업체들의 해양 분야 투자여력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부정적인 해양산업 전망과 능력 대비 과한 외형,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합병으로 오히려 삼성중공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이 늘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적인 변화는 없겠지만 장기적인 설계 경쟁력 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은 설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이 신규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다양한 설계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합병을 통한 설계 경쟁력 강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수익 추정 능력도 개선되면서 향후 이익 변동성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익찬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선박제작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육상 석유화학플랜트 분야에서 각각 장점을 보유하고 있어, 수평적으로 상호 보완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유와 가스 등 자원 관련 종합 EPC 솔루션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은 전날 보다 750원(2.59%) 내린 2만8150원에 거래되며 하락세로 돌아섰고 삼성엔지니어링도 2000원(2.78%) 밀린 6만9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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