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 내건 이건호 국민은행장, KB 사태 어디로 가나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14.09.01 18:33

기자회견 자청해 "이사회에 거취 맡기겠다"..주 전산기 교체 문제를 의혹은 해소할 것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 질문을 경청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박세연 기자

KB금융 경영진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1일 이사회에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주 전산기 교체 과정의 문제점으로 발단이 된 KB사태 이후 이 행장이 직접 자신의 거취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사에서 주전산기 교체 의사결정과 관련한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주전산기 교체 과정에서 외부에 잡음이 생긴 것에 대해 이사들에게 사과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KB금융 경영진 갈등을 두고)대내외적으로 은행장 사퇴를 언급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은행장 거취는 이사회가 판단할 문제"라면서 "제 거취 등을 포함 주 전산교체 문제와 관련한 해결 방안 도출을 위해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자간담회 전에 사외이사 한 분을 만나 이러한 의사를 전달했고 앞으로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보자는 얘기도 전했다"면서 "이사회에 제 거취를 포함한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이 행장이 이날 은행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일련의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자신의 거취를 일임함에 따라 갈등으로만 치닫던 KB금융 최고 경영진 간의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이 행장은 주 전산기 교체와 내부인사를 고발한 것에 대해 "조직의 수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며 관련 의혹을 끝까지 해소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성능검사 결과를 왜곡·조작한 만큼 범죄 혐의가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며 "잘못된 일을 바로 잡고자하는 것이고 조직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국민은행 IT본부장 교체에 개입했다는 내용을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소명했다"고 했다.

이 행장은 특히 세월호 사고를 언급하며 "세월호가 출항하기 전에 배가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출항을 막기 위해 노력했다면 잘 운항하고 있는 배를 막았다고 비난하겠느냐"며 "내부 감사보고서를 보는 순간 은행장의 직을 걸고 이것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금융지주와의 대립을 두고 '집안싸움'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중요 정보에 대한 의도적인 왜곡과 누락이 있었고, 그것이 중대한 범죄라고 생각해 그 부분을 규명하려고 했다"면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화해 못할 이유가 없고, 앞으로 화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23일 경영진 간의 화합을 위해 진행됐던 '템플스테이'에서 중도 귀가한 것에 대해선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서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행장은 "일부 인사의 얘기로 잠자리 문제로 행사를 나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면서 "행사 진행 과정에 문제를 지적한 것은 맞으나 전적으로 개인적인 사정으로 귀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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