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새판짜기' 1년새 7번째..사업재편은 계속된다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14.09.02 06:30

사업 시너지 확보, 순환출자 구조 단순화, 후계 구도 염두 포석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전격 합병을 결정한데 이어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와 삼성메디슨 합병이 추진되는 등 삼성그룹의 사업 재조정의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입원에도 불구하고 삼성 특유의 ‘시스템 경영’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이번 합병은 비전자 계열사로까지 사업 재조정 작업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을 비롯한 건설 부문과 금융 계열사로까지 추가적인 인수합병(M&A) 작업이 진행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 회장이 화두로 제시한 ‘마하경영’이 그대로 실천에 옮겨지고 있는 셈이다. 마하경영은 제트기가 음속(마하)으로 돌파하려면 비행기 설계뿐 아니라 엔진, 소재, 부품 등 모든 것을 다 바꾸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 쉼 없는 ‘새판짜기’ 1년 새 분사·합병만 7차례
삼성의 새판짜기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10월 삼성SDS와 삼성SNS가 합병을 결의하면서부터다. 비전자 계열사의 사업 재조정이 본격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후 삼성은 2달에 1번꼴로 굵직굵직한 합병이 이어지고 있다.

이어 12월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제일모직의 변신이 시작됐다.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의 패션 부문을 1조원에 인수하고 급식사업을 담당하는 웰스토리를 분사했다. 소재 전문회사로 남게 된 제일모직은 7월 삼성SDI와 합병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꿔 패션과 레저를 아우르는 기업으로 탄생했고 삼성SDI는 2차 전지와 태양광에 이어 전자소재라는 신무기를 장착했다. 지난 6월에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합병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에 대해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온다. 당초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양플랜트 부문은 삼성중공업에, 석유화학 플랜트와 건설 부문은 삼성물산에 통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상장돼 있어 두 부분의 가치를 정확하게 나누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삼성중공업과의 합병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삼성 계열사간 인수합병은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계열사간 중복되는 업무를 한 계열사로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동시에 시너지를 높인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와 삼성메디슨과의 합병이 추진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일부에서는 건설 부문이 다음 수순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제일모직 등 역할은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건설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순환출자 연결고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 상장 통해 ‘실탄 확보’+지분정리 계속… 후계 염두에 둔 ‘이중포석’
인수합병과 함께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자계열사의 경우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비전자계열은 삼성물산이 중심이 되고 있다. 금융계열사의 경우 삼성생명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삼성생명은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카드 지분을 매입했다. 이어 올 4월과 5월에는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화재 지분 30만주와 삼성자산운용 지분 100%를 사들였다.

삼성물산 역시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204만주를 매입한 이후 꾸준히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은 삼성SDS와 제일모직(구 삼성에버랜드)의 상장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특히 당초 삼성SDS는 연말에, 제일모직은 내년 1분기에나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상장 일정이 모두 앞당겨지고 있다. 삼성SDS는 11월에, 제일모직은 12월에 상장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두 회사가 상장을 결정한 직접적인 이유는 해외진출을 위한 투자재원 마련이다. 두 회사 모두 국내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성장 정체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삼성SDS는 대기업의 공공사업 참여제한과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발목이 잡혔고 삼성에버랜드 역시 국내는 물론 해외업체의 시장진출로 새로운 블루오션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경영권 승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두 회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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