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세월호 문화제' 시민 수천명 참석…경찰과 몸싸움도(종합)

뉴스1 제공  | 2014.08.30 20:55

행사 뒤 청와대로 행진 시도…청운동사무소 근처로 옮겨 집회 이어가

(서울=뉴스1) 박현우 기자 =
30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주최로 열린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문화제에서 당 소속 의원들과 당원들이 조속한 세월호 특별법 즉각제정을 염원하는 대형 걸개 그림을 들고 노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2014.8.30/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주말 서울 도심에서 시민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문화제'가 열렸다. 참석한 시민들과 세월호 유족들은 행사 뒤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30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 5000명(경찰추산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노래·춤 공연, 시민 대표발언 등으로 이뤄졌다.

'대학생 도시대행진'을 진행한 박이랑 경희대 총학생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순신 장군이 혼자서 일본군과 맞서 싸우는 '명량'이라는 영화 보면서 유족 생각이 났다"며 "우리가 (유족들의)동지가 돼서 대통령에게 (특별법 제정에 대해)응답하라는 메시지를 전하자"고 말했다.

이호중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국회가 더이상 민주주의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지경이 돼 가족과 국민들이 요구해 온 특별법 제정, 성역없는 진상규명 요청이 내팽겨쳐 졌다"며 "그래서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대로 책임을 지라고 하는 것이다. 많은 국민이 요구하는데 국정 최고 책임자가 왜 듣지 않느냐"고 물었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경찰과 행사 참가자들은 여러 차례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차벽'으로 광화문광장을 둘러싼 오후 5시35분쯤 경찰이 틈이 있는 공간에 추가로 차벽을 설치하려고 하자 일부 시민들이 이를 막아섰고 이 과정에서 시민 10명 남짓과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10여분 뒤에는 경찰이 이날 행사가 '미신고 집회'라며 "다른 시민들의 광장 이용과 공공의 안전, 질서를 위해" 주최측과 시민들에게 자진해산명령을 내렸다. "문화제로 신고가 돼 있기 때문에 팻말을 들거나 구호를 외치는 등 집회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경찰 설명이었다.

이에 주최 측은 서울시로부터 받은 공문을 공개하며 "서울시로부터 허가 받은 행사기 때문에 합법 집회"라고 맞서며 행사를 이어갔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대회 ‘청와대는 응답하라!’를 마치고 청와대로 향하던 시민들이 이를 제지하던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14.08.30/뉴스1 © News1 송은석 기자
행사가 끝난 뒤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하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후 6시15분쯤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펼쳐들고 세월호 유족과 대책위원회, 시민들이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했다.


경찰은 세종대왕 동상 좌우측을 막고 서서 이를 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행진을 시도하는 시민들과 경찰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행진을 시도하는 시민들은 경찰을 몸으로 밀치며 경찰의 모자와 방패 등을 빼앗았고 경찰은 행진 시도자들의 깃발을 빼앗아 부러뜨리는 등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오후 6시30분쯤 경찰과 대치는 중단됐지만 일부 시민들은 이후 경로를 바꿔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서대문역 쪽으로 행진했다.

행진 과정에서 시민들은 일부 차로를 점거했고 경찰들이 종로구 새문안교회 근처에서 해당 시민들을 인도 쪽으로 밀어올리는 과정에서 오후 6시50분쯤 경찰을 때린 시민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20여분 뒤 경찰을 때린 시민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에 시민 수십명이 달려들어 갇힌 시민을 꺼내왔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시민 사이에서 또다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서대문역으로 행진 중 백발의 노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저녁 8시30분 현재 시민 300여명이 세월호 유족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근처로 자리를 옮겨 집회를 이어가고 있지만 같은 시각까지 이날 집회 참가자 중 연행된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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