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유행은 금방 식는다. 빠른 적응이 경쟁력"

머니투데이 양영권 김미한 기자 기자, 사진〓홍봉진 기자 기자 | 2014.08.30 06:20

[인터뷰] 타케히코 기쿠치 한국닛산 대표

사진=한국닛산
올해, 인피니티가 다르다. 수입차 시장에서 '독일차'가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선전하고 있는 유일한 '비(非)독일' 브랜드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619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대비 300% 성장했다. 한국 시장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타케히코 기쿠치 한국닛산 대표를 지난 26일 서울 역삼동 한국닛산 본사에서 만났다.

키쿠치 대표는 한국에 부임한지 지난 7월로 만 1년이 됐다. 그는 인터뷰 전 어떤 차를 타고 출근했을까.

 "QX70 이에요. 너무 멋져서 첫 눈에 반했던 모델입니다. 인피니티는 세계 시장을 노린 럭셔리 브랜드로, 일본에는 아예 진출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 있을 때는 타고 싶어도 탈 수가 없었죠. 한국에 왔을 때 인피니티를 탈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레었습니다. QX70을 타며 아주 즐겁게 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키쿠치 대표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여유로울 법 하다. 인피니티는 올해 상반기만도 미국에서 전년대비 14% 증가한 약 6만대를 판매했으며, 캐나다에서는 17% 증가한 약 5100대를 판매했다. 인피니티는 제2의 볼륨 허브가 되고 있는 중국에서 130% 증가한 1만4000대를 팔았다. 슈퍼카의 격전지, 중동에서는 23% 성장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는 300% 성장했다. 그는 한국시장 '반전의 순간'에 함께 했다. 그저 운이 좋았던 것일까?

 "한국은 인피니티가 닛산 보다 먼저 진출한 첫 번 째 국가입니다. 그만큼 각별한 곳이죠. 2007년 인피니티 G 시리즈가 동급 마켓셰어 1위였죠. 그런데 2008년 전후 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메이커는 모두 수급 불안정을 겪었고, 닛산도 박스카, 큐브 출시 이후에 실적이 뚝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7월 본사로부터 한국 사업을 안정화시키라는 명이 있었습니다. 현재 그룹 부회장이 한국 론칭을 주도했던 인물입니다.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는 말씀도 들었죠.

사진=홍봉진 기자
한국은 7~8년 전부터 가솔린에서 디젤로 드라마틱하게 시장이 전환했습니다. Q50이 바로 그 시기를 함께 했고요. 유행은 금방 식기도 합니다. 자동차 회사 역시 어느 시장이든 빨리 적응하는 것이 경쟁력입니다. 특정 차종이 일색이라면 그건 고객에게도 좋은 경험이 아니죠. 인피니티와 닛산은 럭셔리 스포츠 세단부터 경제적인 하이브리드까지 다 갖고 있는 회사이니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인피니티의 성공 이유는 인피니티의 정체성을 알면 이해하기 쉽다. 항상 일본 럭셔리 메이커 렉서스와 비교하지만, 인피니티는 스스로 다국적 멤버가 모여 만드는 유럽 메이커라 정의한다.

 "저희는 항상 한국 시장의 리딩 브랜드를 신경 씁니다. 인피니티의 시작은 일본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다국적 회사가 됐죠. 본사도 홍콩에 있고 임직원 중에 일본인은 보기 드물 정도거든요. 럭셔리 브랜드를 경험한 각국 사람이 섞여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집합체라 봅니다.

 인피니티만 두고 보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자처하는 독일 3사-벤츠, 아우디, BMW의 그룹에 합류하는 것이 중장기적 목표입니다. 보다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브랜드로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키쿠치 대표는 1968년 닛산 오파마 공장이 위치한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닛산의 명차 '스카이라인 GT-R'을 모는 친구 아버지들을 보며 자랐다고 말한다. 이후 와세다 대학 상경학부를 거쳐, 1991년 닛산그룹에 입사했다. 미국과 인도, 중국을 거치며 마케팅과 세일즈, 비즈니스 플래닝 등 실무의 최전선을 몸소 겪었다. 한국 시장에서 보게 될 '키쿠치 스타일'이 궁금하다.

 "어떤 직원들이건 꼼꼼하게 지적하는 대표는 싫어하겠죠(웃음). 아무래도 저는 나라마다 다른 보직으로 실무 경력을 쌓아왔으니 현장에선 냉정한 면이 있을 겁니다. 본사 차원에서는 전략이 있는 반면 현장에서는 딜러의 요구가 있습니다. 이 사이에서 항상 적절한 균형을 취해야 합니다."

 한국닛산은 올해 인피니티 3000대, 닛산 4500대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하반기 마케팅은 조만간 출시할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캐시카이가 중심이다. 키쿠치 대표에게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닛산 리프와 캐시카이 중, 주말 드라이브용으로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휴가지가 제주도라면 리프가 낫겠습니다. 청정 제주의 공기를 더럽히지 않아도 되죠. 차가 아주 조용하니까 창밖의 파도 소리와 새 소리를 들을 수 있겠고요. 일본에서도 매일 탔었거든요. 탈수록 정말 좋은 차입니다.

 서울에서 닛산 캐시카이를 몰고 서울 홍대나 강남을 가겠습니다. 캐시카이는 유럽 크로스오버 시장을 개척하며 200만대 이상을 판매한 베스트 셀링카입니다. 기존에는 한국에서 30대 고객에 맞는 라인업이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선 보이는 닛산의 첫 디젤 모델인만큼 기대가 큽니다. 주말 캠핑이나 레저에서 가까운 이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에 좋은 차죠.

 인피니티의 고객은 물리적인 나이가 아닌 마음이 젊고, 혁신적인 도전을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실제로 최근 인피니티 고객들의 통계 지표를 뽑아보면,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에 모여 있습니다. 다른 럭셔리 브랜드보다 타깃이 아주 젊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죠. 닛산도 그렇습니다. SUV 쥬크나 큐브는 다른 곳에서 생각도 못했던 유일한 디자인이었고, 고객은 그런 차를 선택했습니다. 앞으로도 닛산과 인피니티만의 존재감을 부각시킨다면 한국에서 더 좋은 결과를 이어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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