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구두·호박마차 빠진 원작 '신데렐라'가 오페라와 만났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 2014.08.28 17:54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서 29~31일, 전석 5만원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진행중인 오페라 '신데렐라'의 리허설 장면 /사진=이언주 기자
성악가들이 펼치는 무대가 이렇게 재미있었던가? 과장된 동작은 물론, 그토록 빠르게 노래를 부르면서도 온갖 익살스러운 개인기를 뿜어낸다. 눈앞에서 노래와 연기를 펼치는 성악가들의 땀방울까지 보고 있으면 어느새 오페라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지난 27일 저녁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로시니의 오페라 '신데렐라'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한국소극장오페라축제'(8월21일~9월20일)에 선보이는 이 작품은 오는 29~31일 3일간 모두 4회 공연한다.

흔히 알고 있는 동화 '신데렐라'와는 조금 다르다. 요술할머니 대신 왕자의 스승이자 철학자가 나오고, 유리구두가 아닌 팔찌가 신데렐라를 찾는 증표가 된다. 계모 대신 의붓아버지가 신데렐라를 괴롭히며, 호박마차나 마술은 등장하지 않는다.

이 작품의 아리아는 성악가들에게 고난이도의 발성 기교를 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는 사람은 신나지만 무대 위 가수들은 묘기에 가까운 노래를 불러야 하기 때문에 출연진 섭외가 쉽지 않아 자주 공연되지 않는다.

그런데 300석 남짓한 작은 무대에서 이 오페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배우나 스태프, 음악, 무대의 질이 떨어질리 없다.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성악가들이 출연하고, 무대 뒤편에는 28명의 오케스트라가 직접 연주하며 가수들은 모니터를 통해 지휘자의 지시를 받는다.

수익구조만 따졌을 때는 오페라와 소극장은 어울리지 않는다. 전석매진을 해도 제작비조차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오페라 축제가 16년째 이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지형 연출 /사진=이언주 기자
이번 '신데렐라'의 제작자인 최지형 예술감독 겸 연출가는 "소극장 오페라는 오페라계의 새로운 탈출구이자 대안이라 생각한다"며 "오페라의 매력을 가깝게 전달하고, 관객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 성악가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연출은 특히 이 작품이 이야기하는 본질에 대해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페라 '신데렐라'에는 '선의 승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 결국은 외모가 아닌, 착하고 정직한 마음이 진정한 미덕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유리구두를 신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등 외모를 바꿔서 행복을 찾는 게 아닌 거죠. 이 작품은 즐거움을 위해 태어난 '오페라 부파'(희극오페라)이지만 이 시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오페라 '신데렐라'= 29일(금) 오후 7시30분, 30일(토) 오후 3시·7시30분, 31일(일) 오후 5시. 전석 5만원. 예술감독·연출 최지형. 지휘 조장훈. 출연 김선정·송윤진(신데렐라), 전병호·강동명(라미로), 성승민·김의진(마니피코), 윤선경·도희선(클로린다), 이혜선·김주희(티스베), 박정섭·송형빈(단디니), 박준혁·김종국(알리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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