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봇기업③] 로보티즈, 로봇 액추에이터 기술 '최고'

테크앤비욘드 편집부  | 2014.08.31 07:09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와 THOR-A
똘망 플랫폼(팀:THORwin) 2014 로보컵 우승 기념 이벤트, 로보티즈 플레이 501·503출시, 다윈미니 2013년 굿디자인 선정, 로봇활용교사 직무연수 로봇 교구 선정, 다르파 재난 구조용 로봇대회 1차 예선 통과…. 분주하게 바뀌는 홈페이지 메인 화면 제목들처럼 로보티즈는 바쁘고, 그만큼 성장이 두드러진 로봇 기업이다.

인텔 로봇 ‘지미’에도 장착
로보티즈(대표 김병수)는 로봇 작동장치(액추에이터, actuator)를 생산하는 회사다. 모터, 감속기, 제어기, 통신 등 기능을 하나의 모듈로 구현한 스마트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Dynamixel)’은 2005년 출시 이후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40여 개 국가에 판매되고 있다. 로봇들의 월드컵 ‘로보컵(RoboCup) 2014’의 40개 참가 팀의 39개 팀 로봇에 로보티즈 제품이 장착됐을 정도로 세계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인텔이 발표한 로봇 ‘지미(Jimmy)’도 다이나믹셀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로보티즈가 생산하는 다이나믹셀프로
다이나믹셀은 기계·전기로 연결하는 것이 수월해 블록 장난감처럼 연결하기만 하면 여러 형태의 로봇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로보티즈가 ‘플레이’ 시리즈로 창의성 교구 전문 제조업체로도 입지를 다지고 있는 배경이다. 로보티즈는 최근 몇 년 새 연 평균 20%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2013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우수기술연구센터(ATC)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연구개발(R&D)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하지만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누구보다 먼저 로봇 시장에 뛰어든 고단함과 피로 누적은 절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1999년 김병수 대표가 로보티즈를 창업할 때만 해도 어려울 것이 없어 보였다. 로봇을 좋아했고, ‘1인 1로봇 시대’를 향한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엔지니어로 쌓은 명성과 밑천도 바탕이 됐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구체화되는 것이 없었다. 완구 제품을 만들고 감시 카메라도 연구했지만 ‘성공’을 말할 순 없었다.

“나름대로 로봇을 잘 알고 있고,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는데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기술은 있었지만 수요를 발굴하는 것이 쉽지 않았죠.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깨달은 사실은 전혀 새로운 로봇 시장을 찾을 게 아니라 기존의 제품, 산업의 로봇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 대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액추에이터에 집중했다. 로봇의 자유로운 움직임은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의 기술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2004년, 마침내 기회가 왔다. 일본과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이다. 금액은 수천만 원에 불과했지만 로보티즈라는 이름을 걸고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

2011년 시장에 내놓은 휴머노이드 로봇 다윈-오피(DARwIn-OP)는 또 다른 성공을 가져왔다. 다윈-오피는 일반 PC의 기능을 그대로 로봇에 탑재함으로써 사용자가 다양한 분야에 로봇을 쉽게 적용하도록 했다. 로보티즈의 기술이 집약된 다이나믹셀 장착으로 안정되고 빠른 보행 능력도 갖췄다. 설계 내용과 개발에 필요한 소스도 공개했다. 많은 개발자가 연구해야 시장도 열릴 것이란 전략에서였다. 이후 다윈-오피는 국내는 물론 미국 대학들의 휴머노이드 연구를 위한 공용 플랫폼으로 선정됐다. 일본, 독일, 싱가포르, 대만 등의 대학과 연구실에서도 주문이 이어졌다. 한두 대 정도 팔리고 말 것이란 업계의 시각과 달리 다윈은 2년 반 동안 500대 이상이 판매됐다. 오픈 소스의 힘이다.
로보컵은 로보티즈가 만드는 다이나믹셀의 기술력을 확인하는 자리다.

경진대회 참가, 혁신 계기
김 대표의 최근 관심사는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DRC; DARPA Robotics Challenge)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DRC는 재난 현장에 뛰어들 최고의 로봇을 선발하는 것이다. 지난 2011년 봄 일본 후쿠시마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를 계기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본선에서 로보티즈는 친구이자 R&D 파트너인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연구팀, 방산업체 해리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로봇 ‘토르-OP’(한국명 똘망)를 앞세웠다. 똘망은 밸브 잠그기, 장애물 치우기, 자동차 운전하기 등 다양한 대회 임무에 따라 형태를 쉽게 변경하면서 가능성을 보여 줬다.


로보티즈의 경진대회 참가는 1등이 목표가 아니다. 미래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다. 대회를 통해 세계의 대학, 연구소, 스타트업들의 기술 현황을 파악할 뿐만 아니라 혁신의 계기로 삼는다. 향후 로봇 시장의 표준을 만들고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제조용 로봇이 공장 밖으로 나와 전문 서비스 로봇으로 발전하는 지금이 로보티즈가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용 로봇 시장은 독일과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죠. 로봇이 공장 밖으로 나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전선이 아닌 배터리로 움직여야 하고, 넘어지거나 부딪혔을 때 이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이나믹셀처럼 작고 가벼우면서도 똑똑한 구동장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교구 시장의 기반도 꾸준히 넓히고 있다. 학교와 가정에서 ‘놀이’처럼 로봇을 알게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이 쉽게 로봇을 제작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김 대표의 꿈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또 모바일의 변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에서도 기회를 찾고 있다. 다시 로보티즈의 홈페이지. 인사말의 첫 문장은 이렇다. ‘로보티즈는 로봇이란 무엇인가(Robot is)라는 철학적 고민을 회사의 이름으로 하고….’ 기술에 인문학을 더하려는 움직임이 거세고 창조경제가 주목받는 요즘 로보티즈 ‘로봇’이 기대되는 이유다.
글=최현숙 기자


▶국내로봇기업 목차
[국내로봇기업①] 고영테크놀로지, 세계 최초 3D 검사로봇 개발
[국내로봇기업②] 로보테크, 제조로봇 기술력으로 서비스로봇에 도전
[국내로봇기업③] 로보티즈, 로봇 액추에이터 기술 '최고'
[국내로봇기업④] 퓨처로봇, '소울 웨어' 갖춘 서비스로봇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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