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절대평가…"수학만 살판났다, 풍선효과"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 2014.08.28 08:58

입시전문가들 "쉬워지면 학원도 더 다녀…사교육 안 줄어든다"

교육부가 이르면 2017년부터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국어, 수학의 영향력만 커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투스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28일 "절대평가가 영어 영역에만 적용될 경우 영어가 대입 전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화돼 수험생들의 영어 영역에 대한 학습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다른 영역의 시험 부담은 오히려 증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오 이사는 "경쟁 입시가 존재하는 한 '사교육 총량 보존의 법칙'에 의해 수능 영어 영역의 사교육이 감소되는 만큼 다른 영역의 사교육 시장이 증가하는 ‘풍선 효과’가 불가피하다"며 "대체 시장으로 수학이 중심으로 떠오르고 국어, 탐구 영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어 본고사 부활 가능성도 제기됐다.

오 이사는 "대학들은 대입 전형에서 영어 결정력이 약화되면 지원자의 영어 능력 평가를 별도로 평가하기 위해 대학별 시험, 예컨대 영어 논술이나 심층 면접 영어 등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대입 수능 영어 시장을 제외하면 대학 및 취업 전선에서 요구하는 영어 어학 능력 시험 등의 수요는 여전하므로 초등, 중학교, 대학 및 성인 시장에서의 영어 사교육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이사는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이 영어 능력을 글로벌, 정보화, 세계화 시대의 필수 요건으로 간주해 출세와 성공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한, 초등학교부터 성인까지 입학, 취업, 승진 등 중요 시기마다 영어 사교육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진학사의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도 부정적인 의견이 강했다.

김 소장은 "취지는 좋지만 영어만 절대평가를 할 경우 수학이나 국어, 탐구 쏠림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며 "한 문제라도 틀리면 1등급이 못 되니까 실력을 키우기보다 실수를 줄이는 방법, 찍는 요령을 찾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험이 쉬워지면 어려울 때보다 학원을 더 다니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며 "쉽게 나오니까 누구나 하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학원을 더 다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가서 수능을 자격고사화로 가면 의미가 있다"며 "그렇게 되면 학생부 영향력이 커져 지역편차에 따른 학생부 보정문제 등이 발생하겠지만 잘만 궁리하면 충분히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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