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칼럼]'9시 등교' 학부모에겐 근심·걱정정책

머니투데이 최정희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공동대표 | 2014.08.28 06:31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9시 등교정책은 전국 꼴찌인 경기교육을 살리는 방향과는 거꾸로 가는 정책이다. 학부모가 교육감에 바라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 공부, 예·체능, 인성 등 모든 부문에서 전국 평균 내지 상위권에 속했으면 하는 것이다.

김상곤 교육감 이전의 경기교육은 전국 1, 2위였지만 김상곤 교육감 6년 만에 전국 꼴찌로 추락했다. 전국 최고인 13조원의 예산을 사용하고도 전국 꼴찌라는 것은 교육감이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정치질만 한 것이라 비판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김상곤 교육감은 홍보비 예산만 70억원 이상을 사용했고, 이 금액은 김상곤의 대언론 정치자금으로 사용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재정 교육감 역시 김상곤 교육감과 다를 바 없이 첫 공약으로 교육의 질 향상과는 상관없는 9시 등교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가정마다 IMF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견디고 있다. 경제불황도 문제지만 근본은 세월호 사태의 장기화가 부른 참혹한 현실이다. 안산 단원고 수학여행 참사에 김상곤 교육감의 책임과, 이재정 교육감의 정리책임도 막중한데 그에 대한 반성은 추호도 없다. 그 많은 예산으로 정치가 아닌 학생안전에 사용했으면 세월호 참사도 예방됐을 것 아닌가.

경기도 관내 50% 정도가 가정경제 위기로 맞벌이 상태다. 5~10%만 제외하면 마땅한 일자리가 없을 뿐 아니라 직장을 못 구해 극도의 불안감으로 생활하고 있다. 교육감이 아이들이 원하니 9시 등교를 하겠다고 고집 피우는 것을 보며, 그럼 아이들이 원하면 시험을 치지 말고, 교복도 자율화하고, 두발도 자유화하고, 아이들이 원하는 자유를 다 들어줄 것인가. 초·중·고를 마칠 때까지 부모와 사회는 학생에게 권리보다 의무를 가르치는 것이 민주주의의 근본이다.

9시 등교는 대부분 맞벌이 부모가 출근하며 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주기에 등굣길을 걱정하지 않았지만 9시로 전환하면서 생기는 불안과 안전사고 증가는 이재정 교육감이 다 책임질 것인가. 또한 학교 등교권한이 단위학교 교장에게 있는데 왜 이재정 교육감은 권한 밖의 행동에 집착하는가. 9시 등교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하자 등교는 교장의 권한이며 교육감은 권고하는 것이라고 한 발 물러나고 있으나, 그 권고가 교장의 자유를 보장하는 권고가 아니라 강제권고 수준이기에 문제가 된다. 이제라도 교육감은 단위학교 교장이 학교 실정에 따라 등교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완전 자유를 보장하고 교육감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길 바란다.


이재정 교육감이 교육철학과 교육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학생, 학부모가 원하는 진정한 교육개방, 교육혁명을 통해 재미있고 다양한 학교를 만들어 주면 된다. 공급자인 교육감이 일방적으로 명령하고, 통제하는 구태를 과감히 버리고 경기도 관내 전 교장에게 학교운영의 자율과 학부모와 함께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펼 수 있게 돕는 것이 정도인 것이다.

이재정 교육감은 교육정책 변화를 위해 학생도 중요하지만 먼저 학부모 의견을 묻기 바란다. 대한민국 대통령, 교육부 장관, 교육감 누구도 학생의 인생을 책임져줄 사람은 없다. 부모는 아이 인생을 책임져야 할 운명공동체이기에 부모 의견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이재정 교육감을 원치 않은 64%의 경기도민은 이번 9시 등교정책에 절대 반대한다. 서울시 조희연 교육감은 9시 등교를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꼴찌 경기교육 극복을 위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사를 독려해 7시라도 학생을 등교시키라면 고맙겠다. 우리 학부모는 이재정 교육감이 경기교육을 살리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보인다면 새벽이라도, 아니면 오후라도 아이를 학교에 보낼 의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이 교육감을 신뢰할 수 없다. 검증도, 충분한 연구도 없는 인스턴트식 '9시 등교정책'은 접고 경기교육예산을 어떻게 하면 보다 생산적, 효율적으로 집행해 학생, 학부모를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해 대답부터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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