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 늘었다더니, 실제론 줄었네 '왜?'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 2014.08.29 06:05

서울시내 7월 거래량 '신고일 6201건 vs 계약일 4555건'


- 신고일·계약일 기준 따라 30% 차이 보여
- 정부 "7월 매매 회복"…업계 "전달보다 ↓"
- "매도-매수자 가격격차 확대 부작용 우려"


주택 대출규제 완화 등으로 매매시장이 활성화됐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지난달 서울시내 아파트 거래량을 '계약일' 기준으로 확인한 결과 전달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과 일선 부동산업계는 실제 계약된 '계약일' 대신 현재 정부가 발표하는 것처럼 거래신고 접수가 이뤄진 '신고일'을 기준으로 거래량을 판단할 경우 시장왜곡과 함께 수요자들의 잘못된 판단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27일까지 집계된 계약일 기준 7월 서울시내 아파트 거래량은 총 4555건으로 전달(5486건)보다 17.0% 감소했다. 반면 신고일 기준 7월 거래량은 6201건으로 한달 전(5178건)보다 19.8% 증가했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의 경우 계약일 기준 7월 거래량은 913건인 데 반해 신고일 기준으로 하면 1178건으로 30%가량 차이를 보인다.

국토교통부도 지난 7월 신고일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140건으로 전달(5169건)에 비해 18.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국적으론 7월 거래량(5만2554건)이 6월(4만8761건)보다 7.8% 늘었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이처럼 거래량 통계는 '신고일'과 '계약일' 중 어느 쪽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이에 따라 신고일 기준 거래량만으론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시장이 활기를 띤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즉 국토부 통계대로라면 올해 5월과 6월 이뤄진 아파트 계약건수가 7월 거래로 산입돼 거래량을 늘리는 착오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실제 거래정보를 입력하는 일선 부동산중개사무소에 따르면 신고일과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계약일은 한달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부동산중개사무소에서 계약파기·조정 등을 이유로 잔금을 치르는 시점 이후에 신고하기 때문이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실제 계약일과 신고일은 1개월 정도 차이가 난다"며 "최대한 빠르게 신고를 접수하지만 주간단위 등 일자별로 일괄처리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매매거래정보는 매월 신고일을 기준으로 한달 동안의 자료를 모아 분석한다"며 "계약일과 신고일에 따른 차이가 다소 있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거래현황과 추이를 분석하기 위한 자료"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오류가 실제 시장분위기와도 맞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인근 J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거래도 없는 상황인데 분위기가 살아난다고 하니까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려 오히려 매도-매수자간 가격격차만 벌어지는 부작용도 있다"고 지적했다.

계약일을 기준으로 한 서울시내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살펴보면 올 2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계약일 기준 월별 시내 아파트 거래량은 △1월 7757건 △2월 9398건 △3월 8622건 △4월 5796건 △5월 5141건 △6월 5486건 △7월 4555건 △8월 1356건 등이다. 6월을 제외하곤 꾸준히 줄었다.

강남3구 역시 2월(1820건) 이후 7월까지 계약일 기준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모습을 나타냈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통계적 오류로 정책은 물론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게 달라질 수 있다"고 "특히 시장에선 매도·매수자간 가격차만 벌려놓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권 일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도 "소비자들의 판단이나 시장 움직임에도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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